[ESG] 나는 산호초를 멸종시킨 세대의 일원이 될 것이다

안치용 인증된 계정 · 작가, 영화평론가, ESG 담당 교수
2024/03/30
▲ 바닷속 산호초 ⓒ 하와이안항공

"나는 결코 산호초를 멸종시킨 세대의 일원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I just don't want to be part of the generation that says, 'we lost the coral reefs'."

영국 해양학자 엠마 캠프가 한 말이다. 실제로 산호초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피부를 지키기 위해 흔히 바르는 선크림이 산호초를 하얗게 말려서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1] 미국 하와이주는 산호초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확인된 화학물질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가 함유된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2021년에 제한했다.[2] 앞서 남태평양의 작은 섬 팔라우는 2020년 선크림 규제를 시작했다. 산호초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크게 물리적 차단제, 화학적 차단제로 분류되고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는 화학적 차단제의 원료로 쓰인다. 화학적 차단제는 화학성분이 자외선을 흡수해 열로 변환, 발산하는 원리로 작동하는데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백탁 현상이 비교적 적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3] 백탁 현상이란,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 중 자외선을 산란하는 성분이 피부 속에 스며들지 않고 피부 밖에 막을 형성하며 피부가 허옇게 떠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바다에서뿐만 아니라 육지에서 인간이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가 몸에서 씻겨 나와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생태계를 교란한다.

옥시벤존 등 화학성분은 햇빛을 받았을 때 사람 피부는 보호하지만, 산호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낸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옥시벤존이 산호의 대사과정에서 독성 감광제로 전환되어 직접적으로 산호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다른 자외선 차단제 성분들도 산호초에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차단제 대부분 성분이 옥시벤존과 화학적 구조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4]

산호초의 가치
   
산호초는 성장과 생식을 거듭하는 생물로 수천 종의 해양생물이 살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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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연구소장으로 (사)ESG코리아 철학대표, 청년협동조합지속가능바람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ㆍ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이고,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냈다. 약 40권의 저역서가 있다.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전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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