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신(新)빈곤층의 치솟는 분노지수
2024/07/26
마엘 마리에트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2024년 1월 어느 추운 토요일 아침, 피니스테르주(州) 생레낭의 쇼핑센터에서 만난 크리스틴 플로슈는 대형 할인점 악시옹(Action)에 “두세 가지 물건”을 사러 가던 중이었다. 주차장에서 마주친 그녀는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말했다.
“EDF(프랑스전력공사) 애플리케이션으로 매일 전력 소비량을 확인하는데, 가만있자! 이런… 아직 이번 달 20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지난달 한 달 치 요금이 되다니…”
프로슈는 화가 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집어넣은 후 언 손을 비볐다.
“2월에 10% 또 인상한다고?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 올릴 작정인가? 우리한테 에너지 절약을 운운하지만 실내 온도를 난방 제한 온도인 19°C보다 더 낮게 맞춰놓고 산 지가 언제부터인데! 19°C까지 난방할 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하루 세끼 챙겨 먹지 못하는 사람들 많아”
19°C는 누군가에게는 절약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치를 상징하는 온도가 됐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딸과 함께 살다가 지금은 혼자 지내고 있다. 그런데 전기요금은 두 배로 늘었다.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플로슈는 난방 설정 온도를 더 낮추고, 스웨터를 더 여러 개 껴입고, 세탁기 돌리는 횟수를 더 줄일 것이다.
60대의 가정방문 요양보호사인 플로슈는 “머리를 잘 써야 한다”며 “가족이 함께 사는 집들은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돌보는 노인들의 경우 “방 한 칸만 난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생레낭 이웃 마을의 고용지원센터 상담사 상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