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정치는 어려운 일일까? (feat. 명품백 vs. 헬기)
2024/01/22
김건희 명품백 논란으로 여당 비대위원장에게 사퇴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다른 명분을 얘기하지만 대다수 정치관계자들은 그렇게 보는 모양이다.
친윤 인사들은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진실을 알면 김여사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고 사과는 불필요하다고 한다.
국민들이 정말 잘 모르는 걸까?
국민 나름이긴 하지만, 내 입장은 이렇다. 함정취재와 몰카가 잘못되었는지 여부는 그것대로 따지면 되고, 사과는 그냥 하면 된다.
함정취재가 바람직하진 않다고 본다. 김여사가 명품백 받은 것이 법으로 처벌받을 일이거나 아주 있을 수 없는 잘못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영부인으로서 사적인 고가의 선물을 안 받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것에 대해 사과 내지는 진심이 담긴 해명을 한다고 누구한테 해가 될까?
대통령실이 밝힌대로 받은 물건을 한번도 쓰지 않고 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친윤 인사들은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진실을 알면 김여사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고 사과는 불필요하다고 한다.
국민들이 정말 잘 모르는 걸까?
국민 나름이긴 하지만, 내 입장은 이렇다. 함정취재와 몰카가 잘못되었는지 여부는 그것대로 따지면 되고, 사과는 그냥 하면 된다.
함정취재가 바람직하진 않다고 본다. 김여사가 명품백 받은 것이 법으로 처벌받을 일이거나 아주 있을 수 없는 잘못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영부인으로서 사적인 고가의 선물을 안 받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것에 대해 사과 내지는 진심이 담긴 해명을 한다고 누구한테 해가 될까?
대통령실이 밝힌대로 받은 물건을 한번도 쓰지 않고 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궁금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배우고자 노력하고, 깨달아지는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공감을 구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유영진 자세히는 모르지만 흥미로운 연구이실 것 같습니다.^^ 제 가설은 옳지 않지만 나에게 이익이 되니까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위를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선택하는 행동이 올바르다고 합리화를 하는 사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사회구성원들이 사소하지만 전문지식이나 이념에 영향을 덜 받는 단순명확한 사안에서 어느정도 공통된 판단을 내리는지 여부로 사회의 통합과 분열 정도를 측정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좋은 연구성과 내시길 기대합니다~
@서툰댄서 저 역시 진영논리에 따라 사과할 일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인지적 기준이 바뀌는지에 대해서 후속 연구방향으로 잡아놓고 있긴 합니다. 다만 제 연구에서는 사과하는 당사자의 심리보다는 그 사과를 지켜보는 일반 대중의 심리적 반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사과가 옳긴 하지만..." 반응이 당사자보다는 더 크게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하고는 있습니다. 긴 의견 감사드리며, 향후 같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영진 의견 감사드립니다.
경우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사과할 일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하느냐, 얼마나 명확한 일이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명백히 사과할 일인데 사과를 안하면 신뢰가 손상되어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사과를 하면 상대 진영의 강경파들은 계속 깔지 몰라도 온건파나 중도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지나친 비난을 하는 쪽과 감정적 연대가 끊어지겠죠.
사과를 제때 안해서 피해를 본 사례에 비해 사과할 일을 사과해서 손해를 본 사례를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잘못을 저질렀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과를 하는 것이 잘못했음을 확정하는 일이 되고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잘못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진영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인지적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즉, 사과를 할 일이 아니니까 사과를 못하겠다는 경우가 사과할 일인 건 알지만 사과하면 불리하니까 안하겠다는 경우보다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서툰댄서 답변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공적인 사과를 주제로 하여 연구를 몇 건 진행하고 있는 상태인데, "왜 그들은 공적인 사과를 안 하려고 하는가" 가 화두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제가 얻은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구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떠올릴 법한 심리적 원인들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정치사회 풍토의 특수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만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사과가 옳고 정당하다는 것 다 압니다. 그런데 다른 무언가가 자꾸 그 정당함의 심리를 덮어 버립니다. 그러니까, '상식적인 합의의 기반이 훼손되어 가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실상은 뭐가 옳고 그른지 누구나 다 알면서도 자꾸 엉뚱한 맥락을 끌어들여서 사회 분위기를 악화시켜 가는 것에 가깝게 보입니다. 단적으로 야당 대표가 뭔가 잘못했음을 인정해서 사과한다고 가정해 볼 때, 여당 지지자들은 응당 사과하는 게 옳음을 알면서도 그걸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너도 인정하지? 그러니까 그걸로 너 욕해도 이제 할 말 없지?" 이런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통해 부당함이 해소되고 본인도 긍정적 이미지가 생겨야 되는데 도리어 영구까임권만 얻으니, 누가 사과하고 싶을까요?
@유영진 부당함에 대한 인식은 분노와 좌절 등으로 이어지는데 사과는 그런 감정을 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것 같습니다. 사과가 없으면 되돌려 받지 못한 빚처럼 원한이 계속 남는 것 같습니다. 정치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런것 같아요.
잘못한 경우라도 밀리지 않기 위해 사과를 일부러 안하는 경우도 있고, 잘못 자체를 인지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옳음과 그름을 판단하는 상식적인 합의의 기반이 훼손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적인 사과가 갖는 특수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과를 함으로써 반감이 잦아들고 평판이 좋아진다면 사과를 망설일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과를 했더니 오히려 "저거 봐라! 드디어 본인도 인정했다! 더러운 놈, 아예 이 나라 밖으로 꺼져라!" 와 같은 더 격정적인 반응이 돌아온다면 가급적 사과를 안 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사과의 결과를 전자보다는 후자로 예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과가 곧 '영구까임권' 이라는 라이선싱의 효과를 주는 이유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정치에서 공동체의 회복과 통합보다는 상대방 세력의 제압과 말살이 더 시급하다는 암묵적인 인식이 이쪽이건 저쪽이건 간에 만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악담 세상의 모든 뇌물이 그렇진 않죠. 사과 한마디로 끝난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거구요.
이 세상의 모든 뇌물은 사과 한마디하면 끝나는군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몬스 분열과 적대감이 서로 악순환을 이루겠지만, 상식적 입장에 서는 것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작은 계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적대감정이 강한 분열상태가 일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과를 하면 적에게는 먹이를 아군에게는 배신감을 주니 말이죠..
@유영진 자세히는 모르지만 흥미로운 연구이실 것 같습니다.^^ 제 가설은 옳지 않지만 나에게 이익이 되니까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위를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선택하는 행동이 올바르다고 합리화를 하는 사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사회구성원들이 사소하지만 전문지식이나 이념에 영향을 덜 받는 단순명확한 사안에서 어느정도 공통된 판단을 내리는지 여부로 사회의 통합과 분열 정도를 측정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좋은 연구성과 내시길 기대합니다~
@서툰댄서 저 역시 진영논리에 따라 사과할 일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인지적 기준이 바뀌는지에 대해서 후속 연구방향으로 잡아놓고 있긴 합니다. 다만 제 연구에서는 사과하는 당사자의 심리보다는 그 사과를 지켜보는 일반 대중의 심리적 반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사과가 옳긴 하지만..." 반응이 당사자보다는 더 크게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하고는 있습니다. 긴 의견 감사드리며, 향후 같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영진 의견 감사드립니다.
경우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사과할 일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감하느냐, 얼마나 명확한 일이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명백히 사과할 일인데 사과를 안하면 신뢰가 손상되어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사과를 하면 상대 진영의 강경파들은 계속 깔지 몰라도 온건파나 중도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지나친 비난을 하는 쪽과 감정적 연대가 끊어지겠죠.
사과를 제때 안해서 피해를 본 사례에 비해 사과할 일을 사과해서 손해를 본 사례를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잘못을 저질렀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과를 하는 것이 잘못했음을 확정하는 일이 되고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잘못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진영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인지적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즉, 사과를 할 일이 아니니까 사과를 못하겠다는 경우가 사과할 일인 건 알지만 사과하면 불리하니까 안하겠다는 경우보다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서툰댄서 답변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공적인 사과를 주제로 하여 연구를 몇 건 진행하고 있는 상태인데, "왜 그들은 공적인 사과를 안 하려고 하는가" 가 화두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제가 얻은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구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떠올릴 법한 심리적 원인들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정치사회 풍토의 특수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만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사과가 옳고 정당하다는 것 다 압니다. 그런데 다른 무언가가 자꾸 그 정당함의 심리를 덮어 버립니다. 그러니까, '상식적인 합의의 기반이 훼손되어 가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실상은 뭐가 옳고 그른지 누구나 다 알면서도 자꾸 엉뚱한 맥락을 끌어들여서 사회 분위기를 악화시켜 가는 것에 가깝게 보입니다. 단적으로 야당 대표가 뭔가 잘못했음을 인정해서 사과한다고 가정해 볼 때, 여당 지지자들은 응당 사과하는 게 옳음을 알면서도 그걸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너도 인정하지? 그러니까 그걸로 너 욕해도 이제 할 말 없지?" 이런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통해 부당함이 해소되고 본인도 긍정적 이미지가 생겨야 되는데 도리어 영구까임권만 얻으니, 누가 사과하고 싶을까요?
@유영진 부당함에 대한 인식은 분노와 좌절 등으로 이어지는데 사과는 그런 감정을 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것 같습니다. 사과가 없으면 되돌려 받지 못한 빚처럼 원한이 계속 남는 것 같습니다. 정치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런것 같아요.
잘못한 경우라도 밀리지 않기 위해 사과를 일부러 안하는 경우도 있고, 잘못 자체를 인지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옳음과 그름을 판단하는 상식적인 합의의 기반이 훼손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적인 사과가 갖는 특수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과를 함으로써 반감이 잦아들고 평판이 좋아진다면 사과를 망설일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과를 했더니 오히려 "저거 봐라! 드디어 본인도 인정했다! 더러운 놈, 아예 이 나라 밖으로 꺼져라!" 와 같은 더 격정적인 반응이 돌아온다면 가급적 사과를 안 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사과의 결과를 전자보다는 후자로 예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과가 곧 '영구까임권' 이라는 라이선싱의 효과를 주는 이유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정치에서 공동체의 회복과 통합보다는 상대방 세력의 제압과 말살이 더 시급하다는 암묵적인 인식이 이쪽이건 저쪽이건 간에 만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뇌물은 사과 한마디하면 끝나는군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몬스 분열과 적대감이 서로 악순환을 이루겠지만, 상식적 입장에 서는 것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작은 계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적대감정이 강한 분열상태가 일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과를 하면 적에게는 먹이를 아군에게는 배신감을 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