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인간 명품이 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7/29
“Luxury is not a proxy for the general economy.”

LVMH 최고재무책임자 장 자크 귀오니는 명품 경제의 특수성을 한 문장으로 명징하게 말한다. 즉, 명품은 소비문화의 일반적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이며 사회이론가였던 보드리야르가 소비의 사회』에서 언급한 바대로, 모든 사물은 특정한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나타내는 기호 가치를 지닌다. 명품의 소비 행위는 사용 가치보다 기호 가치가 우선시된다는 현상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사회학자였던 부르디외는 ‘구별짓기’로 소비심리를 설명한다. 즉, 명품의 소비는 내가 속한 계층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국 사회에서의 명품, 명품 소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우선 부르디외가 언급하는 문화자본은 장기간 축적될 때 취향과 실천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가 상정하고 있는 고급문화 또한 명확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사회에서는 대중매체 혹은 대중문화를 우회해 생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우세하다. 문화자본이 개인의 감성적이고 정신적인 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중매체를 통한 유명인들의 삶이 ‘고급문화’의 이미지로 상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고급문화가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급’은 ‘고가’의 물건을 구매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대체된다는 뜻이다. 이는 곧 사치가 대중화되고 일반화될 수 있는 조건으로 작동한다. 즉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대중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개인이 구매를 실천해 계층의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명품은 즉 나의 계층과 고급문화에 대한 거리를 설정할 수 있는 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이런 명품은 어떻게 아이돌과 연관성을 지니게 되는가. 한국인의 독특한 아비투스에 의한 자부심과 동일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문화예술평론가 이동연(1)은 한국적 아비투스를 설명하면서 한류·글로벌 스타를 통한 자부심, 소비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 현상을 설명한다. 한국인의 일상에 각인된 문화적 아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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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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