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나은 사람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4/06/30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정신없이 바쁘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조금씩 여유가 생겨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는 호사를 잠깐이나마 누릴 수 있었다. 평일 저녁밖에 짬을 낼 수 없는 나를 위해, 녀석은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멀리 지방에서부터 우리 동네까지 와 주었다. 

   특정한 추억을 함께 나눈 사람들은 만나면 꼭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풋풋하고 미숙했던 첫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나누었던 따스한 마음들에 관한 이야기들. 이제는 20대 중반의 커리어 우먼이 된 그 녀석은 나를 만나 잠시 그때의 중학생 소녀로 돌아갔다. 

   처음 만났던 순간, 함께 쌓았던 갖가지 추억들, 시간이 날 때마다 나누었던 쓸데없는 이야기들, 어려움을 털어놓고 같이 울어주었던 날들의 얘기를 하다가 그 아이가 갑자기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내게 말했다. 

  "샘은 아셨잖아요 제 상황, 어디에도 기댈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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