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출산을 결심한 이유
저는 이제 서른이 다 되어가는 여성입니다.
제 나이 또래의, 밀레니얼 여성들이 왜 비출산을 고민하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 한 번 적어내려 봅니다.
제목은 내가 비출산을 '결심'한 이유라고 적어서 뭔가 비장하고 엄청난 이야기가 있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에겐 그보다 복합적인 이유였어요. 생각나는 대로 나열할 테니, 소소하고 복합적인 이유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이건 밀레니얼 여성들을 대표해서 하는 얘기가 아닌, 제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1) 제 한 몸 건사하기 힘듭니다
제 한 몸 건사하기도 이렇게 힘든데, 제가 과연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요? 최저임금과 다를바 없는(사실상 최저도 받지 못 한) 초봉을 받고 매일같이 야근을 하며 살았었고, 지금도 연봉이 올랐을 뿐 밥 먹듯 야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인생선배인 여러분도 그랬겠지만 제가 체감하는 사회는 저 한 몸 건사하기 힘듭니다. 아이를 키우려면 집과 차가 있어야 할 텐데, 지금의 연봉으로는 꿈도 꾸기 힘들죠. 적당히 연차가 차면 일이 쉬워질 줄 알았는데 일은 점점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더라고요.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다른 누군가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갖는 게 너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2) 이 사회가 아이에게 좋은 사회가 아니라 느낍니다
세상은 날로 발전하면서도 어려워집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해도 소외되는 친구 없게 '깍두기' 시켜 같이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 '은따'라는 단어가 생기고 중고등학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