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닮은 '케이'라는 이름의 콘텐츠
2024/05/14
[연재 주]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의 여정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닮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괴테의 파우스트일지 모르고, 오징어 게임은 현실에 펼쳐진 단테의 지옥이다. OTT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창조했다. 누군가에는 멋진 신세계지만 누군가에게는 실낙원인 이곳. 이 경계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 작품, 브랜드를 약 20주에 걸쳐 연재하려고 한다. 매주 2편의 신작과 명작 추천은 별책부록이다. 부디 이 책이 플랫폼의 타율을 올리고, 제작사의 구종을 늘리고, 창작자의 구위를 높이는 작업이 되기를. 그리고 모든 시청자에게 시간의 자유가 함께 하기를.
*12부작 시즌 1을 종료합니다. 하반기에 시즌 2로 찾아뵙겠습니다.
- 프롤로그
- 갑자기 거칠게 분 일진광풍(一陣狂風)
- 팬데믹 앞에서도 위풍당당(威風堂堂)
- 맑고 밝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꿈
- 풍전등화(風前燈火), 흔들리는 케이
- 가장 아름다운 화조풍월(花鳥風月)로
- 에필로그
프롤로그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재패니메이션, 마살라 무비.. 한 문화권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일군 영상 콘텐츠를 일컫는 용어들이다. 한국의 ‘K-콘텐츠(이하 케이)’는 90년대 중반부터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파되었고, 2010년대 이후 OTT 플랫폼을 만나 전 세계로 확산되며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초기 ‘한류(韓流, Korean Wave)’라고 불리던 아시아에서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의 유행현상은 이제 한국의 음악, 영화, 드라마, 패션, 음식, 만화, 소설 등 대중문화 전반을 포함하는 ‘K-Culture’라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케이는 ‘K-POP’과 함께 케이컬처의 부흥을 일군 양대 축이었다.
케이는 이란성 쌍둥이다. 첫째의 이름은 드라마, 둘째의 이름은 영화다. 첫째는 텔레비전이라는 전파를 타고 세상에 이름을 알렸고, 둘째는 영화관이라는 무대에서 갈채를 받았다. 같은 듯 다른 길을 걷던 둘은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정거장을 지나 얼마 전,...
글쓰는 기획자, 스토리텔링 디렉터.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본업인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OTT 미디어랩 수석 디렉터로 인사이트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