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2
지난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났습니다.
결선투표로 가지 않겠냐는 예측을 깨고 김기현 후보가 한 번에 과반을 득표하며 당선되었습니다. ‘천아용인’은 모두 당선권에 들지 못했습니다. 지지했던 후보들이 한 사람도 당선되지 못한 건 너무나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래서 이제 총선은 망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건 그저 푸념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의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친윤 일색으로 구성된 지도부를 보면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오늘은 울고 싶어라.’ 울고 싶기만 합니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전당대회의 앙금, 내홍이 계속될 겁니다.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전당대회는 ‘축제의 장, 화합의 장’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가 축제였다고, 우리 모두가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민심에서 앞서나가는 유승민을 막기 위해 당원 100%로 선출 방식을 바꾸고, 당심에서 앞서나가는 나경원을 막기 위해 ‘배신자’ 이런 온갖 프레임을 뒤집어씌우고 집단 린치를 가하고, 선거를 뛰고 있는 안철수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적’이라고 규정한 것, 이게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주요 사건들입니다. 헌법, 공직선거법, 공무원법에 따라 정당의 경선에 관여할 수 없는 대통령실 행정관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특정 후보는 비난하는 홍보물을 뿌려 달라고 부탁하고, ‘당협위원장과 함께하는 도의원, 시의원, 구의원’이런 내용의 문자를 뿌리고, ‘000 당협을 지지하는 후보는 000’이라는 친윤 후보의 행태에는 침묵하면서도 ‘000 당협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000을 뽑아야 합니다’라는 문자에는 경고를 날리는 일. 전당대회에서는 尹心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들이 전개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결과에 대한 승복입니다. 공정한 과정을 통해 경쟁이 이루어졌다면, 누구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 이걸 부정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