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뽑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박주얼
박주얼 · 미국 소아과 의사
2024/03/27
미국 영유아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12개월 차

드디어 돌잔치를 하는 12개월입니다. 예전에는 영아사망률이 높아 돌잔치를 벌였다고 하죠? 1970년대 중반에만 해도 태어난 아이 1000명 중 28명은 돌이 되기 전 사망했지만, 2021년에는 1000명 당 2.4명만 사망했다고 하니, 50년 사이 영아사망률이 10배는 넘게 줄었네요 [1, 2]. 그럼에도 1살이 되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이때가 아이가 첫걸음을 떼는 시기이기도 하니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축하의 기쁨도 가시기도 전에 고통이 찾아옵니다. 6개월 동안 백신에서 해방되었지만 다시 백신을 맞을 때가 왔기 때문이죠. 12개월 차 예방접종도 한국과 미국 둘 다 비슷한데요, 기존의 맞았던 사백신인 b형해모필루스인플루엔자 (Hib), 폐렴구균 단백결합 (PCV) 4차에 생백신인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수두(Varicella), A형 간염(Hepatitis A)을 새로 맞게 됩니다. 미국과의 차이는 한국에선 일본뇌염 백신을 추가로 맞죠.

그나마 좋은 소식은 12개월부터 우유를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쑥쑥 크기 위해 미국 소아과에서는 이때부터 우유를 마실 것을 권장하는데요, 다만 너무 많이 마실 경우 너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고, 배가 불러 골고루 다른 이유식을 안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에 500ml로 제한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진료하다 보면, 우유를 너무 많이 마셔 아이가 비만이 생기는 경우가 정말 흔합니다. 또한 이제는 전해질 조절도 잘하기 때문에 물도 예전에 비해 많이 마실 수 있습니다. 하루에 1000ml까지도 괜찮다고 교육합니다 [3].

12개월 검진에서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국은 이때 피검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헤모글로빈과 납 수치를 확인해 빈혈이나 납중독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영아는 생후 4개월이 되면 엄마에게서 받았던 철분이 다 떨어져 음식을 통해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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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수련중인 전공의 박주얼입니다. 한국의 의료와 미국의 의료, 두 시스템 사이에서 느낀 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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