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의 과학 - 감사할 줄 아는 자에게만 호의가 돌아온다

김병윤 · 과학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합니다.
2023/05/20
유리한 쪽에 붙기 위해, 매번마다 진영을 바꾸는 기회주의자를 보통 ‘박쥐'라고 부르는데요. 다른 팀 없이 혼자 이리저리 붙었다하는 사람에게 붙는 안 좋은 별명입니다. 하지만 박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박쥐 또한 사회적인 동물이거든요. 박쥐는 대규모 군집에서 생활하는 사회성 동물로, 몇몇 군집은 수천 마리(!)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박쥐가 이렇게 큰 집단을 유지하는 전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여기서 말하는 박쥐는 흡혈박쥐를 뜻하는 것을 알립니다.)

박쥐는 주로 소나 말과 같은 가축의 피를 흡혈하며 살아갑니다. 박쥐는 특수한 이빨과 길고 날카로운 혀를 활용해 먹이의 피부를 꿰뚫고 피를 추출하도록 진화했죠.

박쥐의 행동 중 가장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는 동종간 혈액식사를 나누는 경향입니다. 한 마리의 박쥐가 자신이 먹은 혈액의 일부분을 토해내어 다른 박쥐가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요. 이 행동은 먹이를 찾지 못한 박쥐에게는 굶어죽을 수 있는 위기를 넘기는 데 중요합니다. 근데 혈액을 나누어주는 박쥐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먹이를 나누어주는 행위는 생존이나 번식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은데요.

저 행동을 이해하려면, 박쥐의 능력을 하나 알 필요가 있습니다. 박쥐는 동료를 냄새로 기억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굳이 동료가 아니더라도, 처음 본 박쥐와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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