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혐오하는가?

김환민
김환민 인증된 계정 · 사회운동가
2024/05/20
한국인은 '아이' 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업무 특성상 여성정책연구원이나 여성가족부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번은 이런 조사가 있었습니다. 한국인에게 '아이'란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간략한 표본조사였는데요, 정식 연구가 아닌 간단한 조사였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청년 계층에서 남여 불문하고 울음, 분유, 기저귀 같은 응답이 매우 도드라지는 현상이 나타났거든요. 이는 해외의 조사에서 행복, 놀이, 웃음소리 같은 긍정 피드백이 많이 나오고, 사물에 대한 연상도 유모차나 아이 침대 같이 비교적 중립적인 경향이 나타난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한국인 상당수가 아이를 비용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했습니다. 그 뒤로 '아이에 대한 이미지를 묻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지만, 아이 양육 가정이 아닌 비혼가구에서도 대체로 이러한 부정 피드백이 압도적으로 많이 관측되었습니다.
  소위 서구 선진국이라고 해서 임신과 출산, 양육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일견 현대적이지 못할' 정도로 가족의 가치를 소중하게 그려내거나, 아이가 있는 삶과 모습을 행복으로 묘사하는 등 아이에 대한이미지 자체를 긍정화하려는 시도가 확실히 존재하고, 일반 대중의 인지도 이런 경향성을 추종하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반면 한국의 형태는 '옆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매우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아이에 대응하는 개념 중 '부정적 피드백'이 지나칠 정도로 많고, 이런 부정적 인지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아이가 우는 것에 불편을 느끼게 인간이 '진화'했다는 해석만으로는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한국에서 아이에게 따라붙는 이미지는 삶의 고통이나 추가적 비용입니다. 


한국은 유자녀 가정을 우대하는가?

  한국의 가족 정책이 4인 정상가족을 기준으로 설계되었으며, 비혼 1인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세간의 일반적 인식입니다. 하지만 국제 기준으로 봤을 때 이는 명백히 거짓이며, 한국은 유자녀 가정에 결코 포용적이지 않습니다....
김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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