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를 얕게.araboza

최근 관심 있게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이 광주형 일자리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지방의 하청 공장 노동자로 지낸 시간이 많다보니 팍 꽂히는 소재더군요. 근데 이번에 캐스퍼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와중에도, 정작 모체인 광주 글로벌 모터스의 이야기가 의외로 화제가 되지 않아, 이 제도에 대해 얕게나마 정보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기왕이면 이 글과 함께 얼룩소에 올라 온 ‘공단의 시간, 사람의 시간’이란 멋진 글도 봐주시면 더욱 좋을 듯하네요.
 
‘공단의 시간, 사람의 시간’ - 2021.10.04
(https://alook.so/posts/PvtGWy)

2019년 1월 31일.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규법인 투자협정서를 체결하며 마침내 광주형 일자리의 출항을 알립니다. 물론 그 전에 광주 조선대학교 총학생회는 가슴 절절한 기자회견으로 광주형 일자리의 유치를 호소합니다. 반면 현대차노조는 ‘총력투쟁’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저지하려고 합니다. “"국내 경차 수요가 과포화!”를 명분 삼아서 말이죠. 사다리 킥! 그 이후에 공장이 만들어지고 인력이 투입되는 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여곡절의 세월 속에서 마침내 2021년 4월 29일에 공장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면서 광주형 일자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조선대학교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기자회견 개최 - 2018.11.2

 현대차노조 대의원대회, '광주형 일자리' 저지 총력투쟁 결의 – 2018.11.03 

 광주·전남 대학 취업처장들, 광주형 일자리 합작법인 조속 출범 '촉구’ - 2019.09.04.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no=474083)
 
"선배들 일자리 찾아 타지역"···대학생들 광주형 일자리 정상화 촉구 – 2020.04.27.
(http://www.mdilbo.com/detail/c3QycN/601682)
 
광주형 일자리의 추진 의의는 이렇습니다. 현재 제조업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망 안에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는 양당제 구조와 흡사한, 회사와 노조 간 관계 때문인데요. 서로 힘이 비등비등한 관계 속에서 협상을 하게 되면, 성과는 노사 둘만 나누어 가지고 비용은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됩니다. 기업은 귀족노조를 이유로 신규 투자를 안 해도 되고, 노조는 정규직 더 뽑는 대신 자기 연봉을 더 올리니, 결과적으로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들만 더 죽어나가는 겁니다. 차값이 비싸지는 건 당연지사구요. 또한 위의 ‘공단의 시간, 사람의 시간’에서도 언급한 이야기지만, 제조업 기업의 해외이전도 계속 되는 추세입니다.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라도 노사관계의 정립과 상생을 위한 일자리가 필요했던 셈이지요.

 광주형 일자리의 근로조건은 이렇습니다. 주 44시간 기준 평균연봉 3,500만원. 임금 자체는 훌륭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만. 기본급을 높여 합리적인 잔업수당을 받아갈 수 있으며, 정부의 복지지원으로 노동자들이 주거·의료·교육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유연시간 근로제를 채택했고, 직무급에 따라서 임금이 결정되는데요. 이 직무급을 어떻게 구현하느냐 따라 찬반이 갈릴 수 있습니다만. 대기업 현장에 만연한 연공급제에 비하면 꽤 합리적인 모델으로 보입니다. 같은 업종(전기차)인 군산형 일자리(명신 기업) 역시 비슷한 조건입니다. 여기도 소식이 좋아서 참 다행이네요.

 ‘군산형 일자리 사업’ 순풍 – 2021.08.08.

 ‘군산형 일자리’ 명신업체 해외 활로 개척 청신호 - 2021.09.12
 (http://www.jeoll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637144)
 
제가 이 광주형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본 이유는, 훌륭한 ‘지방 유인책’이 될 수 있으리라 보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수도권에서 노동 소득만으로 집 사는 거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거주 지원 하에서 초봉 3500으로 시작한다면, 근속기간 10년 차에 지방 아파트 정도는 충분히 구매해 볼 여지가 생깁니다. 대기업, 공무원, 공기업 수준엔 못 미칠지언정. 흙수저 청년들에겐 상당히 비벼볼 만한 언덕이 생기는 셈입니다. 이렇게 ‘제대로 일만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스펙경쟁에선 밀렸을지언정 노동 의욕 충만한 청년들이 지방으로 유입될 것이고, 이로써 지방의 청년 유출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되리라 봅니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지자체 간의 과잉경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 이게 국가지원 사업이다 보니, ‘눈 먼 돈 따먹기’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는 점. 공무원들이 과시적 성과(깔때기)에 골몰한 나머지 내용은 부실한 일자리가 양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등이요. 이는 결국 지방 정부에서 원칙을 충실하게 세워 기업을 감시하는 한편. 노사관계 상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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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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