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줄로 움직이는 폐쇄적인 엘리트 조직이 빚어낸 참극, 임팔 전투를 통해 비추어야 할 우리 사회의 고질병

이동민
이동민 인증된 계정 · 문명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입니다.
2022/07/04
  1991년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TV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는 지금도 회자되는 전설적인 명장면이 등장한다. 일본군 학병으로 끌려간 최대치(최재성 분)가 뱀을 산 채로 잡아 먹는 바로 그 장면이다. 이 장면은 제2차 세계대전 후기에 일어난 임팔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임팔 전투의 실상은 최대치가 뱀을 산 채로 잡아먹어야 했던 드라마의 묘사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생지옥이었다. 9만 명이 조금 넘었던 일본 육군 제15군 장병들 가운데 5만 명 이상이 굶주림과 질병을 이기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병력도 대부분 극심한 영양실조와 질병에 시달린 채 간신히 목숨만 건질 정도였다. 본래 인도에 주둔하던 영국군을 기습하려던 일본군 제15군 사령관 무타구치 렌야(牟田口廉也, 1888-1966)의 시도는 완전히 실패하고, 제15군 장병들은 제대로 된 전투조차 해보지 못한 채 자멸하고 말았다. 
  그런데 아무리 전쟁이 참혹하다고는 하지만, 임팔 전투에서는 왜 이처럼 극단적일 정도의 참상이 일어났을까? 이는 임팔 전선의 지형, 기후라는 지리적 조건 뿐만 아니라, 학맥과 인맥으로 진급과 보직이 결정되는 일본군 특유의 부조리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GvaoycXF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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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발밑의 세계사』,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초한전쟁』, 수필집 『서해에서』 저자. Journal of Geography(SSCI) 편집위원. YTN2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 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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