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5
신기한 이야기를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임팔 전투라는 어처구니없는 참극은 70-80년 전 일본군의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살인적인 경쟁을 뚫고 선발된 당대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 정상적인 경쟁과 능력‧업적에 대한 평가가 아닌 폐쇄적인 조직 사회에서의 연줄을 통해 요직을 ‘나눠먹는’ 식의 구조는, 오늘날 한국 사회-특히 적지 않은 엘리트 집단-에서도 모습만 바꾼 채 여전히 이어져 오는 측면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상세한 내막은 이 글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지만, 필자도 이런 부분을 매우 절실하게 느낀다. 그리고 인구에 회자되는 최고 엘리트 출신 사회지도층의 어처구니없는 무책임함과 무능함, 그리고 생활 상식에 대한 몰지각은 바로 이런 사회 구조가 키워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부분을 읽고 조금 철렁 했습니다. 이 글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우셨던 "상세한 내막"은 무엇일까요?
우리 세상에서 부족하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선의로 잘 돌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수많은 관리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가령 최근 이민수 님께서 써주신 글 중 아래와 같은 말이...
@ 이민수 님, @ 이동민 님, 네! 저도 이민수 님 말씀에 모두 동의합니다. 한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저 서술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뿐 해결책을 논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해결을 논하려면 상세한 내막이 필요한데 그냥 문제가 있다라고 말해서는 할 수 있는 노력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부조리의 팽배가 한국인에게 상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 상식을 고쳐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게 해결이 안되는데.." 라고 하셨습니다만, 바로 이러한 주장이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는 걱정이 들어 말씀 드렸습니다.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상세한 내막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고, 적어도 그 해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세한 내역은 밝힐 수 없지만..."과 같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위 글의 핵심 메시지는 잘 이해했고, 제가 본질이 아닌 곁가지를 지적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움이 있습니다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감히 지적드렸습니다 :)
@이동민 님
저도 이러한 표현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음... 동상이몽이라고 해야할까요?
누군가에게는 '대부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이 아닐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 엘리트 출신의 정부 고위직 압도적인 다수 기용을 이 문제에 대입해서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이기도 한) 문재인 정부의 민변 출신 도배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는, 엘리트 출신들의 대거 기용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는 사람 또한 존재하겠죠!
저도 위의 상반되는 입장에 대해 예시를 들었지만, 어느 부분을 의도하시고 말씀하신 내용인지는 저는 제대로 모릅니다. 따라서, 이런 '상세한 내막'을 정확히 밝히는게 가장 좋고, 막연하게만 우리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말한다면, 그건 사회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다른 가치는 노릴 수 없다고 여겨집니다.
적어도 상세한 내막을 밝히기 어려우시다면 이러한 표현을 적어도 제외하거나, 이를 직접 밝히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전간기부터 2차 세계대전사를 정말 좋아하고 스페인 내전에 대한 책도 볼 정도로 관심이 많아서 이동민 님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좋은 퀄리티의 글 고맙습니다!
제 글에 관심을 갖고 댓글까지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몇 가지 답변 드립니다.
우선 '상세한 내막을 밝히긴 어렵다'라는 말은 무슨 대단한 비밀이나 그런 걸 다룬 게 아닙니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인데, 다만 제 입장과 관련해서 대놓고 '까발리기' 부담스런 측면이 있어 그렇게 표현한 거예요.
신뢰의 중요성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어느 사회든 부조리한 부분이 없는 사회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에는 분명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점을 실감해요. 그게 해결이 안 되는데 신뢰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이 명령에 복종해야 함은 상식에 속하는 명제입니다. 하지만 임팔 전투에서 수만 명의 일본군 장병-주로 하급자-는 일본 최고의 엘리트인 무타구치의 명령-일본 최고 엘리트 조직에서 나온 어처구니없는 부조리기도 했지요-에 복종했다가 정글과 산악 지대에서 굶어 죽고 병들어 죽는 참극을 겪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글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이동민 님
저도 이러한 표현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음... 동상이몽이라고 해야할까요?
누군가에게는 '대부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이 아닐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 엘리트 출신의 정부 고위직 압도적인 다수 기용을 이 문제에 대입해서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이기도 한) 문재인 정부의 민변 출신 도배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는, 엘리트 출신들의 대거 기용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는 사람 또한 존재하겠죠!
저도 위의 상반되는 입장에 대해 예시를 들었지만, 어느 부분을 의도하시고 말씀하신 내용인지는 저는 제대로 모릅니다. 따라서, 이런 '상세한 내막'을 정확히 밝히는게 가장 좋고, 막연하게만 우리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말한다면, 그건 사회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다른 가치는 노릴 수 없다고 여겨집니다.
적어도 상세한 내막을 밝히기 어려우시다면 이러한 표현을 적어도 제외하거나, 이를 직접 밝히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전간기부터 2차 세계대전사를 정말 좋아하고 스페인 내전에 대한 책도 볼 정도로 관심이 많아서 이동민 님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좋은 퀄리티의 글 고맙습니다!
제 글에 관심을 갖고 댓글까지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몇 가지 답변 드립니다.
우선 '상세한 내막을 밝히긴 어렵다'라는 말은 무슨 대단한 비밀이나 그런 걸 다룬 게 아닙니다.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인데, 다만 제 입장과 관련해서 대놓고 '까발리기' 부담스런 측면이 있어 그렇게 표현한 거예요.
신뢰의 중요성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어느 사회든 부조리한 부분이 없는 사회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에는 분명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점을 실감해요. 그게 해결이 안 되는데 신뢰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이 명령에 복종해야 함은 상식에 속하는 명제입니다. 하지만 임팔 전투에서 수만 명의 일본군 장병-주로 하급자-는 일본 최고의 엘리트인 무타구치의 명령-일본 최고 엘리트 조직에서 나온 어처구니없는 부조리기도 했지요-에 복종했다가 정글과 산악 지대에서 굶어 죽고 병들어 죽는 참극을 겪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글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 이민수 님, @ 이동민 님, 네! 저도 이민수 님 말씀에 모두 동의합니다. 한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저 서술은 문제가 있다고 말할 뿐 해결책을 논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해결을 논하려면 상세한 내막이 필요한데 그냥 문제가 있다라고 말해서는 할 수 있는 노력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부조리의 팽배가 한국인에게 상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 상식을 고쳐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게 해결이 안되는데.." 라고 하셨습니다만, 바로 이러한 주장이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는 걱정이 들어 말씀 드렸습니다.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상세한 내막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고, 적어도 그 해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세한 내역은 밝힐 수 없지만..."과 같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위 글의 핵심 메시지는 잘 이해했고, 제가 본질이 아닌 곁가지를 지적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움이 있습니다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감히 지적드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