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젠더 갈등의 근본적 원인: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
20대들 사이에서 젠더 갈등이 매우 심화되고 있다. 2018년 한국일보와 오픈서베이에서 실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29세 남녀 157명에게 ‘한국 사회에 젠더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95.5%가 ‘그렇다(심각하다+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나는 여기서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의 의견을 빌리고 싶다. 신율 교수님께서는 20대 내에서의 젠더갈등의 원인을
“경쟁적인 취업시장에서 남녀가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경쟁하다 보니 감정적인 혐오로 이어지는 것”
이라고 진단하셨다. 즉, 남녀 갈등의 원인을 이익의 분배 문제로 보신 것이다. 물론, 젠더 갈등의 원인을 이익의 분배 문제만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과학의 이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단순화시키는 장치이기에, 이러한 분석은 굉장히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먼저 이 주장이 타당한지를 살펴보자. 이 주장이 타당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그 중 첫 번째 조건은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만큼, 청년 취업이 매우 힘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년 3분기 대한민국의 전체 실업률은 2.8%인데 반해, 20세~29세 실업률은 6.1%로 두 배 이상 높다. 게다가 실업률 통계에는 학생과 구직단념자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의 실업률이 6~7%였다는 걸 고려하면 현재 청년들의 취업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취업시장에서의 경쟁이 실제로 젠더갈등으로 이어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실제로 30대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10년 전에 비해 10% 정도 상승했다. ...
멋준오빠님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제 나름대로 질문에 답변해보겠습니다.
1. 연공급제를 철폐한다고 해서 젠더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연공제 철폐를 20대 내에서의 젠더 갈등의 해결방안으로 집고 있는 것은 이론(주장)의 '효율성' 때문입니다. 20대 내에서의 젠더 갈등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게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중 "가장 강력한 원인은 무엇인가?"입니다. 실질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봤던 분들은 20대 여성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대들 중 20대 내에서 젠더 갈등이 가장 심각한 이유는 '20대 내에서의 좋은 일자리를 둔 경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저는 20대 사이에서의 취업 경쟁을 완화하는 것을 20대 내 젠더갈등의 해결방안으로 든 것이고, 그 해결방안으로서 '연공급제 철폐를 포함한 노동유연화'를 든 것입니다.
물론 사회과학의 이론(주장)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효율성만을 따지게 되면 수많은 반례와 비판에 휩싸이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사회과학의 이론(주장)은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에덤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을 두고 이론(주장)을 전개합니다. 이러한 이론(주장)은 마더테레사와 같은 이타적인 사람이나, 실수로 인해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로 반박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덤스미스의 경제 이론이 칭송받는 이유는 이론(주장)의 '효율성' 때문일 것입니다. 사회과학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기에, 물론 이것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저는 이론(주장)의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비판받기 쉬운 주장을 한 것입니다.
2. 자본주의 안에서 노동자들이 실적의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세계적으로봐도 독특한 무조건적인 연공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규 채용에 커다란 어려움이 생기고, 노동계에서는 연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규직과 연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 사이의 커다란 임금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실적에 따라 임금이 평가 되는 게 아니라 연공에 따라 임금이 평가 되게 된다면, 사내에서도 같은 일을 하는데 다른 임금을 받게 되고, 회사 밖에서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훨씬 적은 임금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실적에 따른 임금 압박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를 반대한다는 것은 양심적이지 못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3. 노동유연성이란 '쉽게 해고되는 직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노동유연화가 이루어진다면 '쉽게 고용되는 직장'도 성립될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는, 쉽게 해고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은 구조조정이 힘든 상황에서 연공급제로 인해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인 대기업 등에서 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노동유연화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비교적 안정적이고 돈도 많이 받는 직장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사실상 좋은 기업에서의 정규직 채용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 점은 개개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어느 방향이 좋은지는 판단이 나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답글로 달아야 제가 쓴 글에 대한 원글쓴이 님의 피드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댓글로 달게 되어 원글쓴이께서 댓글을 달아주셔도 피드백 확인이 늦을 것같아 아쉽습니다. (alookso가 답글, 댓글 알림 기능을 만들어 주시면, 확인이 용이할텐데... ㅠ.ㅠ)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글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점 세 가지만 던지고 갑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혹시 이 댓글을 보시게 된다면, 본 글을 다듬으실 때,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젠더 갈등의 본질이 연공제라고 지적해주셨는데요.
1. 연공제를 철폐하면, 젠더 갈등이 해소될 수 있나요?
2. 연공제를 철폐하면, 매년마다 실적의 압박을 받게 될텐데, 그 상황을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3. 노동유연성이 높아지는 자리가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나요?
제가 이캠퍼스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박채훈 님도 학번 같은 개인정보는 삭제하면 좋을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