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도 대학도 나로 살게 두지 않는다.

안유하 · 제주도에서 사는 비건입니다.
2021/10/17
 나는 한국의 입시 경쟁을 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엄마의 뜻에 따라 상업계열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했다. 내가 입사한 곳은 네덜란드 계열 중소기업이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는 고졸 신입과 대졸 신입의 일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6개월만에 그 회사를 때려치우고 대학에 다시 입학했다. 아홉시간동안 컴퓨터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없어져도 다시 누군가로 채워질 회사의 부품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그것만이 내가 회사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었다. 나는 무언가 창조하는 일,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예대에 원서를 넣었다.

나는 운좋게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학과에 들어가게 되었다.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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