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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인증된 계정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2023/02/16
@ ESC 숲사이(soopsci.com)
23세에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카이스트 설립을 주도했으며, 과학기술처 장관을 두 차례 역임한 정근모 박사는 『나는 위대한 과학자보다 신실한 크리스천이고 싶다』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걸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보게 된 책입니다. 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치지 않는 법이죠.)
제목을 보고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믿음생활과 과학기술자로서의 생활 사이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 과학기술의 영역은 더 높은 진리의 극히 한정된 일부분일 뿐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깊이 연구하면 할수록 하나님의 섭리를 더 깊이 깨닫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흔한 창조과학자의 신앙고백이네'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흠... 하지만 제가 정보를 찾아본 바로는 정근모 박사가 창조과학자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한동대학교 총장 재직 시절에 창조과학 관련 행사에 축사를 해주거나 창조과학 서적에 추천사를 써주는 등의 행적이 있지만(그마저도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검색하기 어렵습니다) 그것으로는 정근모 박사가 창조과학의 핵심적인 두 가지 주장, 젊은 지구 창조론과 홍수지질학을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죠. (사실 정근모 박사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서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하겠네요. 왜 이 생각을 안 했지?)

정근모 박사가 창조과학을 지지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쨋거나 그가 신앙과 과학 중에서 신앙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편의상 신앙을 과학보다 중요시하는 과학자들 중에서, 창조과학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을 '크리스천 과학자'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명칭은 우종학 교수가 쓴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라는 책을 참고했습니다.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한 크리스천 과학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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