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다후 · 페미니스트
2023/09/15
여성 그리고 서발턴, '영자'가 겪은 두 겹의 피해

<영자의 전성시대>는 창수와 영자라는 소외된 두 하층 노동자 인물을 통해 당대의 산업화/근대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둘은 계급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지만 ‘노동자’라는 한 단어에 포섭될 수는 없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한 겹의 소수자성을 더 부여받기 때문이다. 똑같은 노동자더라도 여성의 경우에는 그의 노동과 그가 받는 차별 및 억압이 젠더적 층위에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영자가 식모살이를 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성폭력에 노출되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것은 비단 부르주아 남성-프롤레타리아 여성 뿐 아니라 프롤레타리아 남성-프롤레타리아 여성 간에도 마찬가지로 재생산 된다. 창수는 남성이기에 목욕탕 일로 번 돈을 가지고 소비(성구매)의 주체로서 온 동네 매음굴을 훑고 다닐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영자 같은 매춘부 여성들은 금전적 가치만으로 환산되는 수동적 객체로 전락한다. 그리고 여성은 남성에 비해 학력이나 능력을 갖출 기회를 박탈당했고 대신 가족, 특히 남성 구성원들의 뒷바라지의 수단으로서 대해지는 경향이 강하다.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요.
64
팔로워 199
팔로잉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