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 기후 데일리 브리프

주요 내용

📈오늘의 기후 지표

🎯정책

가격 5배 올리면 소고기 드실 건가요?(feat.병아리콩)(뉴욕타임스)

• 음식의 가격에는 제대로 책정되지 않은 비용이 있다. 대표적인 게 물 사용 비용이나 배출물 처리 비용, 생태계 효과 등 환경 고려 비용이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시장(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소매 식료품의 가격에 이 같은 환경 비용을 추가할 경우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인 육류와 콩류의 추정 가격이 얼마가 될지 예측했다. 결과는 콩 등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의 완승이었다. 추가되는 환경 비용이 매우 적어 적은 부담으로 단백질을 취할 수 있었다. 반면 소고기는 무려 정가의 5배 이상을 지불해야 환경 비용을 상쇄했다.
• 뉴욕타임스는 영국 옥스퍼드대의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식품의 환경 영향을 추정했다. 소는 단백질 100g을 먹고 4그램 미만의 단백질을 식품으로 공급하는 매우 낮은 효율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반면 축산에 드는 토지는 넓고, 반추 동물 특유의 특성으로 메탄을 배출해 기후변화 유발 비용도 높았다. 결과적으로 파운드 당 5.3달러였던 가격에 환경 비용이 22달러 추가돼 27.3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가격이 5배 이상으로 폭등하는 것이다.
• 다른 육류 단백질 공급원도 비슷했다. 치즈는 추정 환경 비용을 더하면 가격이 2배가 됐다. 닭은 반추동물이 아니라서 메탄 발생이 적고 토지 이용도 많지 않지만, 그래도 현재 소매가보다는 1.8배 높아졌다. 
• 반면 두부는 1.08배로 거의 현재 소매 가격과 비슷했고, 병아리콩도 1.5배 상승으로 비교적 환경 영향이 적은 식품으로 꼽혔다. 뉴욕타임스는 두부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고기에 비해 낮으므로 병아리콩을 섭취하는 게 저렴하고 환경에도 좋은 선택이라고 밝혔다.
• 환경 비용을 고려한 이 같은 가격은 ‘진정한 가격(True Price)’라는 운동의 일환으로 계산됐다. 이 가격은 실제의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식품 구매시 참고할 수 있도록 표시하면 환경에 부담이 큰 식품의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지구

9월 폭우에 시름 깊은 지구(얼룩소)

• 중부 유럽 및 동부 유럽에 13~16일 사이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강이 범람하고 홍수가 나 20여 명이 사망했다. 
• 유럽 코페르니쿠스의 강수량 및 유출 데이터를 이용해 유럽의 상황을 확인해 보면, 폴란드 남부와 오스트라이 북부, 체코 등에서 특히 집중호우가 심했음을 알 수 있다. 가로 세로 약 9km 구간을 기준으로 200mm 이상 높이로 비가 찰 정도로 내린 곳도 있었다. 유럽의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 강수량을 보면, 전통적으로 9월은 매우 적은 양의 비가 내리는데, 근래 보기 드문 폭우가 겹치면서 피해가 늘어났다.
• 한국에서도 19~20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일부 도시가 침수됐다. 경남 창원에 20~21일 이틀간 529mm의 비가 내렸고 부산도 4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늘어나는 미국의 메탄 배출량(뉴욕타임스)

• 미국에서 화석 연료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메탄 배출량도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기후변화 기여도가 큰 온실기체다. 발생량은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온실가스를 일으키는 능력이 최대 80배 더 커 요주의 기체로 꼽힌다. 습지 등 자연 배출도 많고, 축산업과 매립지 유출, 천연가스 운송 중 누출처럼 인위적 배출도 많다. 현재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2.5배 높아진 상태다.
• 다행히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 중 머무르는 기간이 10여 년으로 짧고, 인류의 부주의한 누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 상대적으로 손쉽게 배출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전 세계 150여개 나라가 2021년 ‘메탄 서약’을 통해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0%를 빠르게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관련 얼룩소 콘텐츠).
• 하지만 환경 데이터 기업 케이로스의 위성 분석 결과, 미국의 메탄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화석 연료 부문에서 에너지 단위당 메탄 배출량은 줄었는데, 천연가스 등의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총량이 증가한 것이다. 케이로스는 미국 외에 12개 국가도 분석했는데, 호주와 투르크메니스탄만이 메탄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메탄 서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의 배출량은 나머지 나라보다 더욱 크게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독일 녹색당 의원의 말을 통해 “메탄 서약이 영향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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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의 숨은 원인, 새고 있는 메탄 찾고 막아야"[240723:디브리프] by 윤신영 - 얼룩소 alookso

  2024년 7월 23일 기후 데일리 브리프국내외 주요 기후 관련 정책, 산업, 과학 뉴스를 요약해 소개합니다. 데일리 브리프에서는 외신 속 동향 외에, 국내외 중요한 논의가 있을 때 그 내용을 자세히 다룹니다. 오늘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2050 미래전략포럼 - 메탄 정책과 데이터로 바라본...

🔋에너지

하이브리드차보단 역시 전기차(이코노미스트)

• 현재 점점 많은 사람들이 내연기관차 대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를 선택하고 있지만, 이 같은 PEV의 성장은 일시적이며, 궁극적인 시장의 승자는 EV가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했다.
• 현재 PHEV의 성장세가 가파른 상태다. 한 때 배터리 전기자동차(BEV 또는 EV)의 전 세계 판매량은 PHEV의 두 배 이상이었지만,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EV의 판매량이 2024년 상반기 8% 증가하는 등 다소 주춤해진 틈에 PHEV의 판매량은 5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최근 급성장했다. 볼보와 포드 등 자동차 회사도 EV로의 완전 전환 공약을 철회하거나 EV 신차 개발 계획을 포기하는 등 하이브리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 이 같이 하이브리드가 각광받는 배경에는 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EV는 대용량 배터리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PHEV는 EV보다 배터리 크기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저렴하며, 운용 비용도 싼 편이다. 여기에 기존 내연기관차 자동차 제조사들이 높은 수익성과 기존 공급망 활용 가능성, 그리고 높은 경로 의존성 때문에 PHEV를 선호하기도 한다.
•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PHEV의 성장은 2030년경까지 가능하며, 이후 EV 판매 가속화로 줄어들어 시장 전반에서 EV가 주류가 될 것이라라고 지적했다. 시장 상황과 기술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각국의 정책은 이미 EV 중심으로 가고 있다. 미국 16개 주에서 채택한 캘리포니아 규정에 따르면, 2035년까지 자동차 제조사의 신차 가운데 PHEV 비율은 20% 이내여야 한다. 나머지는 EV여야 한다. 2035년 이후에는 EV만 판매가 허용된다. 또, 배터리 가격 하락, 새로운 소재 개발 및 도입 등으로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회

더워진 지구에서 빵 굽기…“흰빵보다 통밀빵 드세요”(워싱턴포스트)

• 봉긋 솟아오른 식빵을 상상해보자. 고소한 냄새와 함께 쫄깃하고 하얀 속살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이 같은 흰 빵을 자제할 필요도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통밀이나 잡곡 빵을 즐기는 게 건강을 위해서도, 기후를 위해서도 좋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는 현재 밀가루의 주류인 흰 밀가루를 만드는 밀 대신, 다양한 다른 밀 이용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 통밀은 밀 알갱이에서 영양가가 가장 풍부한 부분을 보존하고 있어 건강에 유리하다. 이는 흰 쌀밥보다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권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하지만 환경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지적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식품 부문의 낭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과 토지, 물, 비료, 살충제 사용량을 2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영양은 6~7배 높다.
• 이는 흰 밀가루를 만드는 현재의 상업용 밀이 수확량을 높인 대신 에너지 측면에서 낭비가 큰 곡물이기 때문이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흰 밀가루로 만든 빵은 원래 빵의 주류가 아니었다. 19세기 말 이전까지만 해도 농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밀과 귀리, 옥수수 등 잡곡을 혼합해 재배했다. 이는 자연재해나 기후변동에 대처하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에 저렴하고 장기 보관이 가능한 산업용 대량재배 밀이 도입되면서 단번에 흰 밀가루가 주류가 됐다.
• 단일재배는 미국의 밀 수확량을 4배로 높이는 등 대량생산을 이끌었고, 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890년 90%의 미국 가정이 집에서 직접 빵을 구웠지만, 40년만에 사먹는 빵이 그 자리를 대체됐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렸고,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낮췄다.
• 이에 다양한 기업이 새로운 밀 품종을 개발하거나 다시 다양한 혼합 곡물을 재배하는 전략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브레드랩’이 개발한 카오스밀은 기존보다 희지 않지만, 대신 영양이 풍부하고 변덕스런 기후에 저항성이 있으며 해충에도 강하며 물과 비료, 농약이 덜 필요하다. 에티오피아와 동유럽에서 시도중인 혼합 밀 재배 방식은 수확량도 많고 기후에도 강하며, 맛도 뛰어나다. 일부는 아직 가격이 상업용 밀보다 비싸지만,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