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 ㅣ성취의 쓸쓸한 뒷면
2024/10/11
아름드리나무 한 그루가 있다. 나무 몸통으로 보아 백 년 나무다. 몸통에서 파생된 수많은 가지들이 조금이라도 더 볕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늘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그 가지 끝에는 이파리들이 매달려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이 나무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근원이 뿌리란 사실을 알고 있다. 벌레 먹은 이파리는 떼어내면 그만이고, 그늘에서 성장을 못한 가지는 쳐내면 그만이지만 뿌리가 병들면 그 아무리 백 년 나무라 해도 회생은 불가능하다. 뿌리는 나무의 처음이자 끝이다. 나무 관계도를 인간으로 빗대자면 뿌리를 담당하는 것은 사회다. 뿌리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아 줄기와 가지를 만드는 것은 환경이다. 그리고 가지 끝에서 피어나는 이파리는 개인이다.
자기 계발서 열풍은 이파리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내 능력을 키우는 노력의 절반을 사회에 대한 관심에 쏟는다면 보다 더 건강한 뿌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대책 없는 자기 긍정이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다." - 백만배 공감합니다
그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경쟁이 문제일지는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유럽은 경쟁이 없는 곳이라기보다는 경제적인 분배가 상당히 원활히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분배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쟁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쟁이 노동에 의욕을 주고 더 나은 생산력을 고민하게 해서 더 많은 사람이 분배를 받게 해줄테니까요 ㅎㅎㅎㅎ
@서형우 능력과는 상관없이 자기 계발을 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될 것 같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억압이야말로 채찍이란 생각이 듭니다 꼭 채찍으로 휘둘러야 만 태형은 아니죠. 지독한 경쟁 사회 국가일수록 자기계발서는 광풍입니다. 상대적으로 북유럽은 자기계발 열풍이 없어요. 사회적 압박을 견딜 수 없으니 평생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퇴근 후에 어학원에 다니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하고.. 뭐, 그런 거 아니겠습니다. 하지만 뿌리가 병들면 이파리는 힘이 없죠.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자력갱생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악담님, 글이 좋습니다.
다만, 이것이 긍정의 과잉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지에는 다소 의문입니다. 모든 이파리에 영양분이 골고루 가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경제 제도가 그러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경제 제도가 운용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국가가 가진 권력이 아닐까, 영토 내에서 합법적 폭력을 독점한 거대한 기구의 힘! 실제로 사적 소유를 부정하고 현재 경제 제도와는 다르게 사적 소유의 분배를 얻으려고 파업을 한다거나 하는 사람들은 감옥에 가는 경우도 많죠.
그렇다면 이게 과연 과잉긍정 때문인가? 저는 의문이 듭니다. 당근과 채찍이 있을 때, 동물은 결과적으로 당근에만 반응하고 채찍을 맞는 상황은 안 만들어버려서 채찍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 않습니까?
어찌 보면 한병철의 과잉긍정 담론도 지금 채찍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데에 당근만을 강조하며 당근이 모든 걸 지배한다고 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느낍니다.
@서형우 능력과는 상관없이 자기 계발을 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될 것 같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억압이야말로 채찍이란 생각이 듭니다 꼭 채찍으로 휘둘러야 만 태형은 아니죠. 지독한 경쟁 사회 국가일수록 자기계발서는 광풍입니다. 상대적으로 북유럽은 자기계발 열풍이 없어요. 사회적 압박을 견딜 수 없으니 평생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퇴근 후에 어학원에 다니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하고.. 뭐, 그런 거 아니겠습니다. 하지만 뿌리가 병들면 이파리는 힘이 없죠.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자력갱생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