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가정]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요소들

박지선
박지선 · 페미니스트. 캣맘. 탈가정 청년
2023/06/18
2014년 9월 어느 날, 가방 두 개를 앞뒤로 메고 무작정 집을 나왔습니다.
그것이 저의 첫 독립의 시작이었습니다.
본인 사진: 성인이 된 이후에도 통금시간이 있었다. 밤 10시까지는 무조건 집으로 귀가해야했다. 하지만 독립한 이후 밤 10시 이후에도 산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밤 늦은 시간, 망원시장 인근을 지인과 산책했던 때의 모습이다.
   
   
제목: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요소들
   
글쓴이: 박지선
기록일: 2023. 04. 16.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의료지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요소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본과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14년 9월 준비 없이 탈가정을 하고 난 후 2019년 경까지 약 10번 가까이 이사를 했다. ‘이사’라는 말이 적합한 지도 모르겠다. 주거로서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도 살아 본 적도 있고 친구 집에 염치없이 공짜로 얼마 간 머무른 적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잦은 이동은 몸과 마음을 모두 피로하게 했다. 특히 탈가정 후 1년 가까이는 건강이 급속하게 나빠졌다. 가부장의 살해 위협, 뻔뻔한 태도, 엄마의 배신(?), 돈 한 푼 없이 집을 나온 가방 끈 짧은 20대 여자의 삶은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몸의 건강 뿐 아니라 가장 심각했던 것은 정신 건강이 많이 피폐해졌다.
 청소년기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자해나 자살사고도 신기하게도 겪지 않았다. 신기하다고 표현한 것은 나를 낳은 친권자들이 자녀를 양육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들 이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가부장의 살해 위협으로 탈가정을 한 이후 삶의 의지를 많이 상실했었다. 높은 건물만 보면 그 방향으로 걷고 싶었고, 깊은 물을 보면 뛰어내려 아주 깊은 곳까지 빠져버리는 나를 상상했고,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쌩쌩 달리는 커다란 차를 보면 언제 어느 시점에 뛰어들어야 즉사할 수 있을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그림을 그려요. 글을 써요.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 줘요.
34
팔로워 16
팔로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