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수필) 나의 아버지, 당신이 없다면

밤새
밤새 · 음악 수필가
2022/03/23
어릴 적엔 바다와 가까운 시골에 살았는데, 내가 살던 아파트 뒤로 산을 넘어, 기찻길 외엔 아무것도 없는 마른 풀 벌판을 한없이 걸으면

석양이 어느덧 산등성 너머로 지고, 나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먼 기찻길, 차도를 등지고 앉아 저 산등성이 너머를 감동과 기쁨으로 숫제 전율하듯이 꿈꾸었다.

이처럼 별 것 없는 풍경에는 도리어 상상할 여지가 많았던지라, 나는 이곳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들을 찾아서 그저 멍하게 바라보는

깃털보다도 가볍게 나부끼는 몸을 가진 모험가가 되길 바랐다. 원칙이 있었는데, 사진은 찍지 않을 것. 누군가와 연락하지 않을 것. 오롯하게 혼자일 것이 그 원칙들이었다.

사람이 싫었다. 사람은 사람 사이에 살아가야 하는 거라는 말을 믿지 않았고, 아름다운 노을, 끝없이 펼쳐진 자연의 광활함, 여린 꽃과 잎들이 파르르 떨리듯 발목과 손끝에 기대오는 느낌과 더불어 오직 혼자,

오직 홀로되어 살아가게 됨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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