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고 말해보자면] '아베' 하면 '극우파'만 생각나는 당신에게 드리는 말씀!
2023/02/14
이 글은 김항의 일본 비평에 대한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한 것으로 한국인 학자의 일본관의 어떤 전형을 보여준다고 생각되어 비판적으로 검토해보았습니다. 한일관계의 파탄과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윤석열 정부가 거의 무조건적으로 대일관계 개선에 서두르는 상황은 설사 잠깐 한일관계의 회복을 가져오더라도 다시금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낳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한 관계는 상호간의 이해의 미진함과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도 크게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이 글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 학자의 일본 인식을 하나의 사례로 검토해보고 그에 대한 평가를 가하는 와중에 보다 유의미한 인식틀이 무엇일지에 대해 사고해보고자 적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 김항과 마루야마 마사오 그리고 천황제
개인적으로 현재의 한일관계의 파탄과 대립의 근원에는 한국의 국력 신장과 그에 따른 한일관계의 변화요구가 있고, 특히나 이 근간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의 지위를 얻고자 하는 한국인의 강렬한 내셔널리즘적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민족해방을 자력으로 성취하지 못하고 해방이 '도둑처럼' 찾아온 상황에서 기존의 친일협력자의 존재와 기억을 손쉽게 지워버리고 '승전국' 지위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새롭게 조정하고자 하는 욕망이 실현되지 못한 것이 한일관계의 근원적인 한계이자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일본 또한 제국 붕괴 이후의 상황에서 피식민지였던 조선이나 피침략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했지만 제국의 기억을 서둘러 지워버리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일본'이라는 전후 민주주의 체제 속으로 숨어버렸다. 하지만 식민지와 제국주의적 전쟁의 기억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고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반복되며 동아시아의 지역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있다. 예컨대 1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