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思母曲)

에뜨랑제
에뜨랑제 · 이 세상 끝내는날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2022/04/09

어느날 갑자기 다가온 오후 3시의 충격...
아직 따가운 햇살이 채 가시지 않은 10월의 어느 오후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잊혀지지 않는 시간으로 남아있다
3층 창밖으로 요란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이 부셔져라 박차고 들어온 아버지의 한마디,
   
"니 엄마가 쓰러졌다..."
'그럼 아까 들리던 그 사이렌 소리가...' 
   
수십년간 심한 우울증으로 떨고 있는 아버지를 밀치고,
겉옷도 걸치지 않은 채 정신이 나가있는 내 발걸음은
1층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사람들 틈사이로 아무런 미동도 없이
119구급대원의 들것에 실려가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 환자 보호자분 없나요?"
"제...제가 보호자입니다"
   
그렇게 내 삶에서 멈춰버린 시간과 함께 우릴 태운 구급차는
빠르게 병원으로 내달려갔다
어머니는 아파트 화단에다가 평소 배추며, 고추며 온갖 채소를
심고 가꾸는 낙으로 시간을 보내셨다
사고가 났을때도 뜨거운 뙤약볕에 장시간 쭈그리고 작업하다가
일어날때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했고, 급기야 쓰러지며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심하게 부딪치고 말았다
   
병원에 도착하자 빠르게 구급처치가 이뤄지고, 
이것저것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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