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겪은 유산의 아픔 2

글너머
글너머 · 글을 넘어 어딘가, 글너머.
2022/03/24
 마음이 무너져내린 붕괴현장에서 나를 구조해준 것은 뜻밖에도 16개월된 첫 째 아이였다. 나의 불안함을 감지한 아이가 울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나는 곧바로 이성을 되찾았다. 근처 장모님 댁에 첫 째 아이를 맡기고 아내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유산사실을 듣고 혼자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병원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는 쇼팽 프렐류드 4번이 흘러나왔다.(클래식엔 무뇌한이지만, 제리를 떠나 보낸 그 날을 최대한 자세하게 기억해두기 위해 나중에 곡명을 찾아봤다.) 나도 모르게 천천히 눈물이 고였고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 모습들이 수채화처럼 번져나갔다. 10분여만에 병원에 도착했고 안녕히 가시라는 택시기사님의 인사에는 차마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 상태에서 한 마디라도 했다가는 고여있는 눈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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