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예술로서의 케이팝, 낙인에 맞서다

안희제
안희제 · 언제나 딴소리 담당.
2021/10/02
제가 중학생, 고등학생이던 때, (물론 당시에는 케이팝이라는 말도 없었던 것 같지만) 케이팝에 대한 제 주변의 반응은 상당히 대조적인 동시에 같은 전제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남학생만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주변인들은 주로 걸그룹 혹은 걸그룹 출신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에 열광하거나, 아니면 ‘저런 게 음악이냐’라고 멸시했습니다. 사실상 그때 제가 다닌 남중남고에서 ‘아이돌’은 곧 ‘걸그룹’으로 이해되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 없었는데, 저 상반된 반응들은 모두 케이팝 아이돌의 핵심을 ‘섹슈얼한 매력’으로 두고 있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제가 걸그룹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증명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마주한 경험, 하지만 성인이 되어 걸그룹 음악을 정말 좋아하며 들으니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양면성은 걸그룹을 성적인 요소로만 환원하는 관점을 잘 보여줍니다.

다른 분이 제기해주신, ‘케이팝이 어떻게 정체성의 심원한 부분을 건드리게 되었나’라는 질문은 바로 이런 사회적 시선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케이팝 팬덤은 생각보다 비슷한 낙인과 혐오의 대상이 되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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