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해야 하는 것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2/09/26
어린 시절, 남들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참 많이 겪으며 자랐다. 유난히 감성적이고 예민한 편인 성격이라 내가 겪어야 했던 일들은 다른 사람들의 체감보다 몇 배나 더 크게 상처로 다가왔고 그렇게 나를 바꾸어 놓았다. 그 시간의 고통과 어둠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나를 탓하고 부모님을 탓하고 세상을 원망했다.

   사실은 내가 꽁꽁 숨겼으면서 나의 힘듦을 몰라주었던 부모님을 원망했다. 그렇게 부모님께 답답한 속을 쏟아놓으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는 세상을 원망하면서 나 자신도 지독하게 미워했다. 버텨내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 나의 연약함이 죽도록 싫었다.

   알고 보니 나는 평생 나 자신을 가장 미워해 온 사람이었다. 단번에 생명을 버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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