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선생님, 대한민국의 '국룰'이 뭐냐면요..
나는 의료정책, 보건정책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문가만이 그런 이슈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쉽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고로 내가 그나마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정치적 관점에서 이 사태를 바라보고 싶다. 사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관점에서 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기사 댓글을 보면 의사들이 욕 먹을 말만 골라서 한다는 반응들이 잘 보인다. 쉽게 말해서 의사들이 정무감각이 없다는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여러 사람들이 하는 말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문과생들의 일이란 1문장을 100문장으로 풀어 설명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국가가 의사면허증을 주어서 공인한 의료분야의 전문가이다.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서 굉장히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누누이 강조해 왔듯 정치는 전문지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전문성만을 강조하는 정치관은 민주주의에 해악적이다. 정치적 결정이란 가치관 사이의 충돌을 조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배를 중시할 것인가, 성장을 중시할 것인가,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볼 것인가, 교류협력의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볼 것인가, 가치관이 있고 다음에 전문지식이 따라오지, 전문지식이 있고 가치관이 따라오는 관계는 대체로 아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가치관과 더불어 사람들은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 놓여 있다. 자본가의 이해관계와 노동자의 이해관계는 대체로 상반된다. 소비자의 입장과 생산자의 입장, 지방 거주자의 입장과 서울 거주자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대립하는 집단들이 존재한다. 민주사회에서 수많은 집단이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로 얽혀 있고, 정치는 이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어떠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 '중립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최선인 해결책은 대체로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