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속으로 - 황수영, <여름 빛 아래>

나영 · 강 스테파니 나영
2024/04/05
황수영, <여름 빛 아래>

햇살 속으로 - 황수영, <여름 빛 아래>

올해는 여름 책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 모순같지만 비를 좋아하지만 여름은 좋아하지 않는데 여름의 책들을 읽다보면 여름이 좋게지게 될까. 좋아하지는 않아도 여름을 잘 보내고 싶다.

황수영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서울 국제도서전에 갔다가 별빛들 부스에서 커버가 눈에 띄었고 제목에 눈이 갔으며 게다가 사인본이라(결국 이거였나?) 사고 말았다. 결론은 사길 잘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면서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이병률 시인의 추천사까지 완벽했다. 플래그는 너무 많았고 필사하다간 책 전체를 할지도 몰랐을, 나의 아름다운 여름 책.

자주 우울하고 자주 슬퍼하는, 그래서 자꾸만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싫었다. 밝고 건강한, 화사한 사람이고 싶었다. 슬프기만 하진 않고 즐겁고 발랄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나 혼자만 슬퍼하지 말고 함께 슬퍼하기 위해 따라나서는 사람(p.24)이고 싶다.

누구라도 나를 좋아할 순 없겠지만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애쓰곤 했었다. 그러나 나는 나를 지키는 게 중요한 사람이라 견고한 벽을 만들어 주변을 막고 뾰족한 가시들로 그 벽을 에워싸고 했다. 지금도 여전히 툭툭 튀어나오는 모나고 날선 모습들. 별거 아닌 일에도 발작버튼이 눌리고 스위치가 켜져 공격적이 되곤 하는 나를 볼 수 있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마저 환상같지만)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가둔 내 방 안에서 혼자라는 사실이 사무치게 두렵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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