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와의 전쟁, 정말로 빈대가 문제일까

범영
범영 · 계속 묻고자 합니다
2023/11/06

 "그거 뭐 한 4년 됐나. 예전부터 있었어요. 전형적인 가난한 동네의 병."
 "여긴 바퀴가 더 문제지."
 "글쎄요, 빈대보다는 아무래도..."


 11월 4일 토요일. A언론사의 취재기자 실무 면접의 주제는 '전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주목하고 있을 만한 '전쟁', 언제 내가 그 전쟁의 피해자가 될 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전쟁. 나는 주제를 '빈대와의 전쟁'으로 잡고 서울시내 빈대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용산구 쪽방촌으로 향했다.

용산구는 외국인이 많이 오가기 때문에 빈대가 유입되기 쉽다. 그리고 쪽방촌과 고시촌은 방역의 사각지대다. 고로 용산구 내 쪽방촌과 고시촌이 많은 동자동과 후암동은 위험 조건이 중첩되어 있었다. 실제로 뉴스에서 '빈대가 1000마리가 나왔다!'라며 보여준 방도 동자동이었다. 취재 장소를 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원래 취재하려고 정한 기사 주제도 어렵지 않았다. 서울시가 급하게 내놓은 "특별방역대책 3종세트"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나? 동네 사람들은 방역의 실효성을 제대로 느끼고 있을까? 그걸 묻고 내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정말 간단했다.

"아, 네. 주말이라 운영을 안하신다고요... 예..."

서울시가 발표한 특별방역대책 3종세트 중 첫번째, '신고센터'에 신고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알기 위해 120에 전화를 걸었다. 친절하신 상담원께서 이것저것 말씀해주셨지만, 결론적으로 '120 다산콜센터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없으며, 관할 구청의 보건관리과에 신고를 해야 한다. 지금은 토요일이니 월요일 9시부터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이었다. 심지어 고시원과 쪽방촌 주민에게만 해당되었다. 음, 여러 생각을 뒤로하고 좋은 하루 보내시라는 인사로 통화를 마무리하자, 서울역 바로 앞 4성급 호텔인 F호텔이 보였다.


"저희는 특별히 빈대에 대한 컴플레인이 들어온 적도 없고, 문제도 없습니다. 현재 관련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는 빈대 청정 업소고요, 이게 서울시에서 검증도 해준다고 하는데 저희 쪽에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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