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린 카리코 : 현장 과학자의 힘

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10/28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던 대로 RNA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와 드류 와이스만(Drew, Weissman) 에게 돌아갔다. 노벨상 수상 업적과 함께 관심을 모든 것은 카탈린 카리코 박사의 범상치 않은(?) 경력이었다.

일반적으로 노벨상은 해당 분야에서 이미 명망이 높은, 유명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급의 연구자가 타는 것이 보통이다. 카탈린 카리코 박사도 물론 노벨상 수상 이전부터 래스커 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유명한 연구자인 것은 분명하나, 그가 대중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2021년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RNA 백신이 개발된 이후이며, 그는 일반적인 노벨상 수상자처럼 교수로 연구실을 대표하는 연구 책임자가 아닌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을 하는 현장 연구자였다. 그가 노벨상을 받은 2005년의 논문은 만 50세에 나왔으며, 그 이후에도 계속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을 하며 데이터를 직접 도출하는 현장 연구자였다.

게다가 그는 오랜 기간동안 포스트닥, 연구교수, 겸임교수 등의  안정적이지 않은 신분 -연구비를 통해 자신의 인건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고용을 유지할 수 없는-으로 대학에서 연구를 해 왔으며, 연구비를 따는데 번번히 실패하여 몇 번이나 일자리를 잃을 뻔 하였으며, 결국 2013년 일하던 펜실베니아대를 떠나서 그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오텍 기업으로 이직한다. 이 회사의 이름은 BioNtech이었으며 이후 화이자에서 판매되는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게 되어 유명해지게 되나, 카리코 박사가 이직할 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바이오 벤쳐였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알려지자 ‘노벨상을 탈 업적을 낸 과학자를 못 알아보다니, 과학자를 평가하는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등의 이야기가 다수 나왔다. 그러나 나는 카리코 박사의 이야기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다. 즉, 카탈린 카리코 박사는 이러한 저임금 - 안정적이지 못한 현장 연구직임에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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