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김상현 · 평범한 글쟁이
2022/04/16
해당 글을 읽고 이전에 쓴 글이 하나 생각나서 그 글을 일부 수정해서 올립니다. (원글 원제 : '목사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를 읽는다' 2019년도에 썼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참고로 가톨릭교도 성소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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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게 있어 커밍아웃이란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다. 또한, 아무리 간단하게 하더라도, 그것을 했다는 것 자체로도 성소수자의 기억 속에 오래 남고는 한다. 그만큼 드문 일이며, 중요한 일이다. 그런 커밍아웃 경험 중에서도 특히나 기억에 남는 일이 나에게 하나 있다. 많고 많은 커밍아웃 스토리 중에서 그것을 먼저 떠오른다는 것은, 강렬한 인상을 끼쳤다는 소리겠다. 

그 경험은 군대에서 시작한다. 당시 나는 믿을만한 ‘병사’에게만 커밍아웃을 했다. 간부한테는 단 한 사람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부대관리훈령의 동성애자 관리 조항 같은 것이 있기는 했지만(아웃팅 금지, 커밍아웃 사실 누설 금지 등) 군대란 그런 면에서 참으로 믿기 힘든 조직 아니었던가?

더욱이 관심병사인 내가 간부에게 커밍아웃을 한다는 사실은 나를 둘러싼 군대라는 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간부에게 하는 커밍아웃은 나를 죽음으로 몰면 몰았지, 전혀 긍정적인 현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장병들을 위로하는 군종장교 [출처 : 현대불교]
우리 부대 신임 군종목사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나는 군대에 있는 간부에게 커밍아웃했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 대상은 군종’목사’다. 기독교계에 성소수자에 우호적인 성직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군대에서 (그것도 한국에서는 군형법의 그 조항이 있지 않던가) 어쩌면 가장 난리를 칠지도 모르는 목사에게 커밍아웃했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나는 왜 하필 군종목사님에게 커밍아웃을 했을까. 사정을 좀 자세히 말할 필요가 있다. 한참 미국 대선이 한창이던 시기로 기억한다.

당시 우리 부대의 군종 목사는 임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목사였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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