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 가족
2022/03/11
아버지는 매일 소매치기 당한다. 제 구실 못할 것 같은 색 잃은 잠바, 오래 시간 달려와 지친 신발, 그 행색만 봐도 돈 냄새보단 땀 냄새가 더 날 것 같은 그를 노리는 걸 보면 초짜가 분명하다.
아버진 매일 똑 같은 어린 놈한테 당했고 그 놈은 아버지만 노렸다.
혹시라도 운이 나쁜날엔 그의 두목을 만나 몸의 먼지까지 탈탈 털리곤 했다.
어둠이 어슬렁거리는 날 골목길을 들어서던 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긴장한 얼굴로 옷의 멱살을 단단히 움켜 잡았다.
바닥에 떨어진 껌이라도 밟은 듯 한발짝 한발짝 겨우 떼어 놓는데 담 모퉁이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서서히 고개를 쓰윽 내밀었다. 월급날인걸 귀신같이 안 두목이 미리 잠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독안에 든 쥐의 말로는 뻔했다. 아버진 찍 소리도 못하고 두목에게 고스란히...
아버진 매일 똑 같은 어린 놈한테 당했고 그 놈은 아버지만 노렸다.
혹시라도 운이 나쁜날엔 그의 두목을 만나 몸의 먼지까지 탈탈 털리곤 했다.
어둠이 어슬렁거리는 날 골목길을 들어서던 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긴장한 얼굴로 옷의 멱살을 단단히 움켜 잡았다.
바닥에 떨어진 껌이라도 밟은 듯 한발짝 한발짝 겨우 떼어 놓는데 담 모퉁이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서서히 고개를 쓰윽 내밀었다. 월급날인걸 귀신같이 안 두목이 미리 잠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독안에 든 쥐의 말로는 뻔했다. 아버진 찍 소리도 못하고 두목에게 고스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