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그날, 전두환이 죽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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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5
영화 《헌트》는 팽팽한 두뇌싸움과 함께 벌어지는 풍성하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결합해 성공적인 첩보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1980년대 초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가정보원)에 숨어든 북한 간첩을 색출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희대의 독재자인 대통령(작중에서 그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에 대한 암살 시도가 이어지고, 이를 막기 위한 치열한 첩보 공작이 벌어진다.

영화에서 대통령 암살 시도는 두 차례 벌어진다. 하나는 허구고, 다른 하나는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허구는 워싱턴 DC에서의 대통령 저격 미수고, 실제 사건은 태국에서 일어나는 폭탄 테러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태국에서의 폭탄 테러는 1983년 10월 버마(미얀마) 양곤에서 일어난 아웅산 장군 묘소 폭탄 테러 사건을 재구성했다.

ⓒ《헌트》
테러 당일, 대통령 이하 주요 각료들은 버마의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묘소 참배가 예정돼 있었다. 테러의 대상이었던 전두환은 이전 일정이 지연돼 도착이 늦어져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부총리와 외무장관 이하 17명의 수행원, 취재진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전두환은 1980년 광주에서 수 많은 시민의 목숨을 빼앗은 학살자였고, 내란으로 권력을 잡은 독재자였다. 그가 그날 목숨을 잃었다면 민주주의는 조금 더 빨리 찾아왔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 않아서, 비슷한 다른 영화를 가져와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다.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10·26 사건)을 거의 그대로 그리고 있다. 영화를 봤건 안 봤건, 우리는 모두 이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술을 마시던 박정희는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 목숨을 잃는다. 체포된 김재규는 이후 재판에서 “본인이 결행한 이번 10·26 거사는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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