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소수자 캐릭터가 아니라 창작자의 역량이다

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9/14
젠더스왑에 분노하는 사람들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한 장면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2018년 개봉한 <오션스8>는 출연하는 주연 배우를 모두 여성으로 캐스팅한 범죄 영화다. 지금까지 나온 <오션스 일레븐>(2001), <오션스12>(2004), <오션스13>(2007) 모두 남성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것에 반해 <오션스8>은 여성이 활약하는 식의 젠더 스왑(gender swap, 성별 교체)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고스트 버스터즈> 역시 1984년 원작과 달리 2016년 리메이크 버전은 주연 배우들이 모두 여성이다.

이런 젠더 스왑 시도에 대해 일부 관객들은 "왜 굳이 주인공들을 여자로 바꿔야 하느냐"고 불평하기도 한다. 물론, 해당 배우들이 연기를 못 한다거나 혹은 스토리에 개연성이 없다거나 하는 경우라면 이에 관한 비판은 충분히 가능하다. 여성 주연 영화라고 해서 비평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불평은 배우의 연기보단 '왜 여자인가'에 맞춰져 있다. 물론 아직 성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나라들이 많지만, 대다수 사회는 남녀차별을 희석시키고 없애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했을 때 '여성이 주요 배역을 맡으면 안 된다'는 말은 구시대적인 차별 의식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젠더 스왑 영화에 대한 이런 식의 비판은 궁색해진다. 결국에는 남성이 독차지하던 영역을 여성이 맡는 것이 그저 불만이라는 뜻이 되니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여성 캐릭터는 범죄영화에서도, 로맨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주연을 맡을 수 있다. 남성 캐릭터가 지금껏 쭉 그래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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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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