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수필) 찬란한 빛처럼 깨어지는 꽃
2022/03/20
가사보다 선율이 더 마음을 울리는 곡이 있다. 어떤 횡설수설에 가까운 그리움의 고백이 선율을 입어 보편적인 울림을 갖게 되는 이 신비를 나는 특히 이 곡에서 선명하게 느끼곤 했다.
함께 했던 많은 계절이
봄에 눈이 녹듯 사라진다 해도
아직 나는 너를 기억해
(심규선, 어떤 날도 어떤 말도 中)
관계에는 시작이 있고, 또 대부분의 관계에는 이별이 있다. 때론 이별 없이 망각 속으로 흩어지고 마는 관계도 있고, 삶의 끝자락까지 함께 가는 관계도 있지만... 젊은 날의 풋사랑을 가꾸던 많은 연인들은 어느 순간, 마법처럼 사랑에서 깨어나 차츰 이별의 수순을 밟는다.
기억은 어떻게 되는 걸까.
어떤 날도, 어떤 말도
우리 안녕이라 했었던 그 날도
문득 고갤 드는 가슴 아픈 기억조차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눈물들로 남을 테니까.
(심규선, 어떤 날도 어떤 말도 中)
머릿속에서만 상영할 수 있는 영화. 눈을 감아야만 들을 수 있는 기억 속의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