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은 뭘 해야할까요? (2) - 등교중지면 의무급식도 중지가 당연할까요?

별꽃
별꽃 · 배움에 끝이 없다고 해서
2021/12/05
#1. 11월까지는
저는 초등학교에서 일합니다.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도 우리반 학생들은 '긴급돌봄'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다 등교했습니다.
구도심에 위치한 학교이다 보니 아이들 밥이 걱정됐고,
코로나 2년 차로 넘어서며 아이들에게 생긴 여러 문제들이 마음에 걸려서 조심스럽게 긴급돌봄을 권했어요.
나중에는 권하지 않은 아이들까지 자연스럽게 긴급돌봄을 신청해서
우리반은 코로나 전과 유사하게 수업을 해왔습니다.
굳이 제가 설득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듯 합니다.
와서 친구들을 만나고 지지고 볶으며 보내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나봐요.
그래서 요새는 이 말로 애들을 놀립니다.
"우리반 안 하고 싶구나? 얘들아, 00이 의자랑 가방 좀 빼줄래요?"
"아, 아니아니 잠깐만요. (친구들 보며)야 그거 놔둬! 선생님 할게요, 뭐 하라고 했죠?"

#2. 등교중지로 시작된 12월
그런데 12월 1일부터 공교롭게 등교가 중지됐습니다.
우리반은 아니지만 우리 학교 학생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학교는 문을 닫았습니다. 긴급돌봄도.
몇몇 아이들이 계속 카톡을 보냈어요.
그냥 학교 가면 안 되냐고-
언제 갈 수 있냐고-
내일(6일 월요일)부터는 등교를 재개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오늘 아침에 확진학생이 추가로 발생하여 내일도 우리 학교는 문을 열지 못 합니다.
바야흐로 진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3. 도시락을 배달할게요
앞서 적었듯, 우리 학교는 구도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고, 끼니를 걱정하는 아이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지난 수요일은(등교중지 1일차) 정신없이 아이들 상황을 확인했고,
목요일부터는 도시락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교무실에서도 취지를 이해해주셨고,
부랴부랴 도시락 필요한 가정 조사를 담임선생님들께 부탁드렸어요.
- 딱히 정해둔 기준은 없다.
- 갑작스러운 등교중지로 집에 아이만 있는 경우, 혼자 끼니 해결이 어려운 경우 지원하겠다.
- 보호자가 담임선생님께 개별적으로 신청하면 통화해보시고 상황을 파악해달라.
저 혼자서 배달을 다닐 작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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