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이쌤] 바늘 떨어지는 소리

이충진
이충진 · 유튜버, 작가, 직업상담사
2023/12/25
살면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 글자 그대로 눈앞이 깜깜 해질 만큼 당황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았다. 손꼽힐 만큼 기억에 남았던 일로, 취업강사로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야 했던 경험담 중 하나이다. 내 이야기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메시지 전달-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집중력이 흩어져 산만한 상태의 사람들 앞에 섰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작은 팁이 되길 바란다.
학생들로 꽉 찬 강의장, 이미지 출처: Pexels
프리랜서 취업강사로서 전국 방방곡곡 대학을 다니며 강의하던 때였다.

채용포털사이트 컨설턴트였을 때부터 채용박람회 취업캠프 특강 등등 다년간 강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있기에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수월하게 해낼 자신이 있었다.

기분 좋은 긴장감과 약간의 흥분을 동반한 기대감을 갖고 대전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 방문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학생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어마무시했다. 평소 100명 내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로 진행해 왔기에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앉아있는 대강의장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당황과 위압감은 대단했다. 상상할 수 있겠는가? 하이힐을 신어도 160센티 언저리인 작은 체구의 내가, 예상치 못한 대규모 학생집단을 마주한 순간의 부담감이 얼마나 컸을지 말이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숨이 턱 막혔다. 온몸이 쪼그라들다 못해 당장이라도 기절하거나 죽을 것 같았다.

많아야 몇 백 명 정도일 거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강단에 서서 바라본 3층 높이의 강의장 끝에 있는 학생들은 얼굴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멀었다. 너무 크고 너무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였다는 사실에 엄청난 위압감을 느꼈다. 순간 머리는 하얘지고 귀가 먹먹해질 만큼 당황했다. 무섭고 기가 질려 당장 도망가고 싶었다.

조교가 내 강의안 PPT를 스크린에 띄우는 동안 홀로 치열하게, 입술이 바짝 마르는 초조감과 날뛰는 심장을 가라앉히려 애썼으나 쉽지 않았다. 티 나지 않게 표정관리하며...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자기 구원을 위해 글을 쓰고 영상을 편집합니다. 상담심리 전공한 10년차 직업상담사, 브런치 작가, 흥 많은 오지라퍼
2
팔로워 4
팔로잉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