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현친구] 외로움을 타지 않는 노마드 상구

무영현 · 세상 곳곳과 영화와 야구를 사랑합니다
2023/12/26
상구와 나는 스무 살에 처음 만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이었다. 대학 신입생 캠프의 룸메이트였는데, 학과도 배경도 선호하는 것도, 많은 게 달랐지만 우린 친구가 됐다.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더 많아서일까? 그 애와 만날 약속을 잡으면 들뜨고 즐겁다. 함께 할 일들을 생각하는 것부터 재미있고, 같이 놀 때도 빈틈없이 흥미롭다. 그 애가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늘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상구, 27세. ⓒ본인 제공

신문방송학과 나왔잖아. 왜 그 학과로 진학했어?
고등학생 때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거든. 대학 지원 자기소개서도 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얘기로 썼었어. 그런데 입학하고 나서 선배들이나 알게 된 사람들에게 얘기 들어보니까, 실제 작가들 일하는 얘기 있잖아. 작가라는 직업이 초반에는 정말 힘들겠더라고. 내가 그걸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진로는 바꾸었어.

그러게. 지금 네 직업은 콘텐츠 기획 쪽이잖아. 원래 창작하는 일에 관심이 있었던 거야?
응, 그래서 시나리오 작가 진로도 알아보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같은 곳에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있더라고. 근데 그런 데에서 치르는 시험이나 과정들을 보니까, 아, 나 붙을 수 없겠다, 나는 공부로 성적을 내는 쪽이 더 맞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일반 종합대학의 방송 관련 학과를 찾아서 가게 된 거지. 결과적으로는 스토리를 짜는 일을 하고 있기는 하네.

아마도 일하는 상구. ⓒ본인 제공

일하다 보면 너만의 얘기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안 들어?
옛날에 웹툰이나 웹소설을 한창 읽고 그러던 때에는 나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 했지. 몇 번 시도도 하고. 근데 난 이야기를 써 내려가려고 오래 앉아 있는 걸 못 견디더라고. 그런 쪽의 의지는 없는 것 같아. 지금 기획하고 편집하는 쪽의 일 자체로 만족스러워. 누가 만든 걸 감상하고, 함께 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