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산 통신14

흐르는강 · 사람사는 이야기
2023/06/02
< 도솔산 통신14 > 

일터에 왔다.
 이렇게 글을 시작하는것도 너무 판에 박은 것만 같아 조금씩 지겨워진다. 그래도 어쨌거나 나는 일터에 왔다. 오늘이 어제와 아주 비슷하다는건 많이 좋은 일이고 조금 나쁜 일이다. 어린왕자와 여우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
 산에 오른다. 햇살이 수북하게 쌓인 숲길을 걸으면서 어느 돌부리 하나 어느 나무에 패인 흠집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도솔산이 숨겨 놓은 이야기를 찾으려고 한다. 소풍날 보물찾기를 하는 열살 남짓 소년인 듯. 

별다른 것 없는 어제와 오늘 사이 이따금 길가에 가지치기를 해놓은 나뭇가지가 쌓여있는걸 가끔 본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지만, 등산로로 삐죽이 뻗어나오거나 산 군데군데 설치해 놓은 운동기구를 이용하는데 불편을 주는 나무들을 베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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