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33]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3/10/26
사람들도 그 어두움 속에서 쉼을 얻는구나 

그러면
우리도 더 어두워져도 괜찮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난영 책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부분)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그림 C.이난영)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어느 날, 어디선가 황급히 새들이 날아와 나무의 어두움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그녀는 나무가, 나무의 어두움이 새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우리 역시도 좀더 어두워져도 괜찮겠구나… 하고 생각하죠. 이난영 작가 이야기입니다. 

며칠 전에는 어쩐지 좀 울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용돌이치는 물살처럼 어떤 부정적인 생각이 끈덕지게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갑갑함을 씻어보려 신발을 꿰차고 하늘공원 자락으로 걸으러 갔습니다. 한동안 정신없이 살아서 그런지 잊고 있었던 우울감이었습니다. 저번에 언니가 갱년기로 인해 우울감이 있다고 했을 때에는 어떻게 잘 좀 이겨내보라고 쉽게 말을 했습니다. 막상 자신의 일이 되고 나니 말처럼 쉬운 게 아니구나 깨닫습니다. 내처 반성을 합니다. 주변에 누군가 심적으로 힘들거나 할 때, 너무 쉽게, 혹은 건성으로 위로의 말을 건넨 것은 아니었을까.
(나무에 기대어 우리는 더 어두워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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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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