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조선의 역사 (5) - 역대 국왕(상)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3/10/30
기자조선의 왕들은 <청주한씨세보>에 이름이 쭉 나온다. 하지만 이런 기록은 믿을 수가 없다. <청주한씨세보>에 나오는 왕호는 더 앞선 기록에 전혀 보이지 않을 뿐만아니라 당대에도 믿기 어렵다는 말이 있었다.
   
기자조선의 왕 중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기자, 부왕(否王), 준왕(準王) 뿐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조선후의 행적도 알려져 있다. 40여 대를 내려왔다고 하지만 알려진 이름은 이뿐인데, 갑자기 조선 중기에 역대 41명의 제왕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청주한씨의 시조인 한란이 나온다. 고려초의 인물이라 주장하는 한란도 실존이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인데, 그 문제를 떠나서 준왕이 마한에 가서 왕이 되어 내려간 마한 왕조까지 끝나고 수백 년이 지나서 시조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마한의 제왕들 역시 믿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청주한씨세보>에는 제왕들의 생몰, 재위 기간 정도만 나오는데, 여기에도 나중에 더 살이 붙었다. 이제부터 그 추가된 사실들을 살펴보겠다. 1906년에 같이 나온 책이지만 현채(1886~1925)가 쓴 <동국사략>은 단순한데, 유성준(1860~1934)이 쓴 <대동역사략>은 이야기가 더 많다. 현채는 말년에 조선사편수회에 직책을 맡는 등 친일의 길을 걷는데, 이때는 애국계몽운동가였다. 유성준은 유길준의 동생으로 일찍 일본 유학을 하고 친일의 길을 걸은 인물이다. 그런데도 유성준의 책이 더 국수적인 색채를 띄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아무튼 민족정기를 함양하는 내용 때문에 <대동역사략>은 일제강점기에 금서였다.
현채가 1906년 쓴 <동국사략>
기자의 뒤를 이어 아들 송(松)이 2대 장혜왕(莊惠王)이 되었다. 원년(기원전 1078년)에 종묘를 세웠다. 세보에서는 재위25년에 훙했다고 나오는데, <대동역사략>에서는 나이가 들어 조회를 보지 못해 태자 순(洵)에게 양위했다고 나온다. 장혜왕은 상왕으로 있다가 8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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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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