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에서의 둘째 날(1)
2011년 9월 29일.. (1)
우리가족이 멜번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나는 호주 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일-계좌개설, 핸드폰개통 등-을 처리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띄고 혼자서 시티로 나가야만 했다. 당시 우리집은 클레이튼이라는 동네였고 기차-우리나라 전철과 비슷함-역은 헌팅데일역과 클레이튼역 중간쯤에 위치해 있었다. 거리 상으로는 클레이튼역이 조금더 가까웠지만 시티로부터 가까운 zone1의 마지막역이 헌팅데일역이었기 때문에 한 정거장 차이로 가격이 두 배 정도 된다. 당연히 걸어서 15분 쯤 걸리는 헌팅데일역에서 기차를 타고 시티로 향한다.
호주는 처음 와봤기 때문에 지리도 모르고, 당시 나는 영어도 거의 맨땅에 헤딩 수준이었기 때문에 가면서도 적잖이 걱정이 되었다. 요즘이야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해 가며 길을 찾아가면 되지만 그때는 한국에서 얻어간 낡은 스마트폰은 개통 전이었기 때문에 인터넷도 안 되었고, 한국과 달리 개방와이파이가 없었던 터라 출발하기 전 찾아가야 할 건물을 몇 번이나 지도 상에서 확인하고 출발했다.
시티 쪽으로 들어가는 모든 기차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