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도시, 폭염, 불평등]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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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2
alookso 유두호
무더위가 문제는 아니다. 여름이 더운 계절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 무더운 정도가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7월, 유럽 여러 국가들은 40도를 넘나드는 전례 없이 높은 기온과 그에 따른 잦은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새해 초에 이미 역대급 이상 고온을 겪은 극지방은 이젠 빙상이 얼마나 녹을지 염려하는 처지가 됐다.

어쩌다 한 번 무더워진 것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장기 기후변화 추세 데이터를 보면 지구는 20세기 후반 이후 평균기온의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고, 여름철 폭염 같은 극한기후 현상의 발생 빈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극한기후가 모두에게 고른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열파 또는 폭염이라는 물리적 기후 현상은 지구 아래 고르게 나타날 것 같지만, 피해가 유독 더 크게 몰리는 지역이 존재하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유독 더 큰 피해를 입는 계층, 지역,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같은 불평등을 키워드로 폭염을 짚었다. 도시민이 겪고 있는 폭염의 의학적 피해를 짚은 글, 폭염의 과학적 원인을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한국의 폭염이 보다 덥고 습하게 변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불평등하게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글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국내 도시의 생활권 녹지 실태를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관점에서 진단해 보고, 이를 직접 얼룩커들의 참여를 통해 확인하는 ‘얼룩樹’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기후변화는 이제 현실이고 더 잦은 폭염도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사람은 사람이 할 일을, 도시는 도시가 할 일을 찾아야 한다. 물론 거기에 생활권 녹지 관리도 포함된다.


1. 불평등의 색, 그린 (윤신영, alookso 에디터)
도시에서 미관을 위한 선택지 정도로 여겨지던 녹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본다. 특히 보행 과정에서 마주치는 가까운 동네에서 얼마나 많은 녹지를 만날 수 있을까. 언뜻 거리의 녹지 비율은 비슷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역마다 편차가 매우 크다. 이 편차는 그 지역의 소득과 부동산 가격,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의 비율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단히 불편한 진실이지만, 녹지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이런 사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간단한 앱을 만들어 생활권 녹지의 비율을 확인해 봤다. 이 앱은 얼룩커들도 이용해볼 수 있다. 또 서울 시내 전체 가로수를 지도화하고 마을버스 정류장을 표시해 생활권 내 가로수 실태도 확인해 볼 수 있게 했다. 녹지 확충을 위해 공공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가 있는 곳부터 시작했지만, 전국으로 확대돼도 좋을 것이다.
2.
폭염과 건강, 그리고 한국의 폭염 취약계층 (이환희, 이화여대 의대 교수·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폭염은 그저 불편한 현상이 아니다. 매년 사망자의 상당수가 폭염에 의한 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역학자들은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면밀히 관찰해 왔다. 선진국들은 1990년대 이후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도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다시 폭염에 따른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의 추세가 폭염에 대응하는 사회의 속도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도로 밀집된 거주 환경을 보이는 거대 도시는 폭염 대처 능력이 오히려 떨어진다는 역설적인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런 피해가 특정 지역, 계층의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3.
과학자들도 경고한 ‘열 스트레스 불평등’ (이종림, 과학칼럼니스트)
매년 여름이면 폭염 뉴스가 뉴스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폭염이 왜 발생하는지, 폭염과 열파, 열섬현상은 무엇인지, 지금 유럽을 고통스럽게 하는 폭염은 한국의 폭염과 발생 원인이 어떻게 다른지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 알기는 어렵다. 이종림 과학 칼럼니스트는 이 같은 폭염을 최신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의외로, 이 같은 설명 끝에서 다시 불평등을 만난다. 과학자들조차 폭염 피해의 불평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4. 당신의 '초록'을 보여주세요 - 마을버스 정류장 녹지 확인 프로젝트 ‘얼룩樹’ (윤신영, alookso 에디터)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염 대처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손쉬우면서 지속 가능한 방법은 도시의 녹지 면적을 늘리는 것이다. 공원이나 정원을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가로수가 적은 곳에 가로수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아파트 단지를 제외한 상당수 주거지 주변 지역은 가로수가 충분히 조성돼 있지 않고, 강한 여름 햇빛에 그대로 노출된 경우가 많다. 주거지와 보행자 동선과 가까운 마을버스 노선과 정류장 사진을 모아 동네의 생활권 녹지 현황을 파악하는 ‘얼룩樹’ 프로젝트를 통해 생활권 녹지 분포의 지역별 차이를 알아보고 대안을 마련할 근거 데이터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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