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보는 중립국 핀란드의 대러시아 지정학과 역사지리

이동민
이동민 인증된 계정 · 문명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입니다.
2022/05/3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에 신냉전의 지정학 구도가 자리매김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중립을 고수하던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와 나토/EU간의 지정학적 대립이 확고해지는 신호로 여겨지는만큼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동시에 우려를 사고 있다.
  그런데 2022년 들어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그토록 절실하게 원하기 시작한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푸틴 러시아의 노골적인 팽창주의에 대한 경계 때문이라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 핀란드가 수십 년이 넘도록 견지한 중립을 버리고 나토 가입을 강행하려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를 이해하려면 단순히 전쟁이나 푸틴의 위협 정도를 넘어, 핀란드-러시아 간의 독특한 역사지리적, 지정학적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핀란드는 오래도록 스웨덴의 영토였다가, 18세기 중반 동유럽의 새로운 강국으로 떠오른 러시아가 발트해와 북유럽, 동유럽의 옛 패자였던 스웨덴을 압박하여 할양받았다. 러시아는 핀란드를 핀란드 대공국이라는 일종의 속국으로 다스렸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북쪽에 위치한 방파제와도 같은 땅이었다. 대륙국가 러시아는 바다를 통해 서유럽에 진출하고 그들을 견제할 필요가 절실했다. 표트르 대제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하고 이후 제정 러시아가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그 도시로 이전한 까닭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대륙국가 러시아는 바다를 통해 서유럽에 진출하고 그들을 견제할 필요가 절실했다. 표트르 대제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건설하고 이후 제정 러시아가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그 도시로 이전한 까닭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리고 핀란드는 러시아의 해양 진출 전초기지이자 제정 시대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지켜 주는 지리적 방파제와도 같은 지정학적 위치를 점했다.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위치(출처: 브리태니커 ‘Scandinavia’ 항목)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핀란드가 독립하면서, 레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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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발밑의 세계사』,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초한전쟁』, 수필집 『서해에서』 저자. Journal of Geography(SSCI) 편집위원. YTN2 ‘뉴스멘터리 전쟁과 사람‘ 패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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