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교사의 폭행일기
2022/02/05
2008년 7월의 어느 저녁. H고교 근무 2년차이던 나는 1학년 학생들이 행여나 공부하다가 졸까봐 나는 또 야구 방망이를 어깨에 메었다. 그리곤 자습시간 시작하자마자 교실에서 자습하는 남학생들을 노려보며 복도를 돌아 다녔다.
“야, 너 나와. 빨리 엎드려.” 나의 눈길에 포착된 한명의 남학생에게 근엄하게 소리쳤다.
‘아 씨 자다가 또 걸렸네.’
“빡, 빡, 빡.”
야구 방망이로 엉덩이를 내려칠 땐 절대 허리 근처는 매질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며 엎드린 엉덩이에서 봉긋이 올라 온 부분에 집중하여 스윙해야 한다. 나는 내 타격의 정확성에 감탄했다. 그렇게 연거푸 세 대 맞은 남학생은 벌떡 일어서서 내게 꾸벅 인사를 하고 학습 의지를 다잡은 채 다시 교실로 들어갔다. 이를 지켜보던 교장의 뿌듯한 미소. 이어지는 학년 부장의 칭찬. “이야. 한 선생 열심히 하네. 학생들 군기가 바짝 들었어.”
담임교사들이 순번을 정하여 자습감독을 하다가 한번 씩 C학년 부장과 내가 함께 자습감독을 하는 날이 다가오면 학생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울상이 된다.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야. 오늘 완전 니힐리즘이야.” 야구 방망이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