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2023/11/19
중력파

중력파란 시공간 자체의 출렁거림이 전파돼 나가는 현상으로,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이듬해인 1916년 아인슈타인 자신이 그 존재를 예측했다. 중력파의 존재는 일반상대성이론의 필연적인 결과이다. 이는 마치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에서 빛, 즉 가시광선과는 다른 파장의 전자기파가 존재하리라 예견되는 것과도 비슷하다. 실제로 독일의 헤르츠는 1888년 전기 스파크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라디오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냈고 또 검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중력파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아인슈타인 자신이 중력파의 검출 자체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 비관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해 오랜 세월을 노력했을까? 무엇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1915년 이후 수많은 검증을 통과했다. 그 과정에는 뉴턴역학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현상들,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나 태양이 빛을 휘는 현상도 포함돼 있었다. 결정적으로 1970년대에 우주에서 서로 공전하는 쌍성 펄서(pulsar)를 관측한 결과 이들의 공전주기가 짧아지는데 이는 중력파를 통해 에너지를 상실한 결과라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너무나 잘 들어맞았다. 펄서란 아주 빨리 회전하는 중성자별(대부분이 중성자로 이루어진 별. 밀도가 아주 높다.)로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쌍성 펄서의 짧아지는 주기가 중력파를 직접 검출한 것은 물론 아니지만 중력파의 존재를 강력하게 시사하는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중력파 또한 일반상대성이론 자체와 마찬가지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정상과도 같은 존재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2015년 사상 처음으로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를 분석해 공식발표한 것은 2016년의 일로, 아인슈타인이 중력파의 존재를 예견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였다. 무려 100년을 기다린 결과였다. 미국의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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