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옛날에 예능을 보다 한 부대 구호에 꽂혔다. 행동으로 논리를 대변하고 결과로 과정을 입증한다. 어느 부대보다 구호 하나는 귀에 남는다 특히나 결과로 과정을 입증한다 이 말이 주는 여운이 컸다 결과와 과정 무엇이 우선인지에 결과를 좀 더 우위에 둔 것 같았다
가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말장난 같은 논리 싸움 처럼 결과가 중요한지 과정이 중요한지 고민한다 어찌됐든 과정만 안다면 결과는 어찌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믿음 과정만 안다고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믿음 두 큰 믿음의 충돌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논제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번에 일을 하면서도 느꼈다. 과정은 좋았다. 모든게 순리대로 흘렀고 모든게 제시간에 마쳤다 모든 과정은 완벽 그 자체였다 딱 하나 결과가 엉망이었다. 나름 좋은 결과물이라 봤는대 ...
가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말장난 같은 논리 싸움 처럼 결과가 중요한지 과정이 중요한지 고민한다 어찌됐든 과정만 안다면 결과는 어찌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믿음 과정만 안다고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믿음 두 큰 믿음의 충돌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논제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번에 일을 하면서도 느꼈다. 과정은 좋았다. 모든게 순리대로 흘렀고 모든게 제시간에 마쳤다 모든 과정은 완벽 그 자체였다 딱 하나 결과가 엉망이었다. 나름 좋은 결과물이라 봤는대 ...
추가로 댓글 남깁니다. 축구에서 떠오른 영감입니다.
'과정'이 좋았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
축구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빌드업 축구'을 통해 차근차근 공을 전진시켜 나가며 적진 '득점 가능 지역'까지 도달하는 팀들이 있습니다. 이 구역을 '파이널 서드'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기껏 파이널 서드까지 공이 빈번하게 도달했음에도 득점에 실패하는 팀들이 많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지금의 토트넘 홋스퍼 구단(손흥민 소속팀)이 그렇습니다.
현 세계 최고 명장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선수들을 지도해서 볼을 파이널 서드까지 운반해 놔도, 파이널 서드에서 득점을 성공하는 것은 교육으로 안 된다. 선수들의 지닌 클래스(class)에 달렸다'.
메시, 호날두, 그 밖에 세계적인 선수들은 이 구역에서 자신만의 재능으로 기어이 득점을 성공시킨다고 합니다. 직접 중거리슛 득점, 드리블로 혼자 수비진을 돌파해 득점, 또는 동료와 2대1 패스로 수비진 돌파 후 득점, 페널티킥 얻어 득점 등등... 일명 골 냄새 맡는 후각...
이건 '과정'을 넘어선 그 특별한 무언가가 본능적 골잡이들에게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혹시 9수다루님의 회사가 요구하는 것도 그 미세한 골 후각은 아닌가 하는 가정을 해봅니다.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과를 내고야 마는 특별한 재능... 감각...
이건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실 세계적 골잡이들은 이 재능을 타고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영업이나 장사의 고수들도 이 재능을 타고난 가운데 혼신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 실적을 잘 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손흥민 선수 같은 경우, 양발 중거리슛을 어릴 적부터 수만 번 연습 끝에 '손흥민 존'에서 가공할 득점 능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결과를 내는 것은 연습과 훈련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이건 어쩌면 저 자신에게도 인생의 실마리가 될지도 몰라 적어 봅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사과드리며, 9수다루님께 돌파구를 만들 작은 영감이나마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축구에서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한국 축구에 많은 울림을 줬습니다.
한 마디로 과정을 중시하는 축구입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기존의 미드필드를 생략하는 축구를 벗어나, 최후방에서부터 한 단계, 한 단계씩, 차근차근 짧은 패스를 전개해 나가는 축구입니다.
이런 축구가 한국 축구에는 무리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벤투 감독은 결과로 입증했습니다. 승률, 월드컵 성적이 (즉 과정과 결과 모두) 최상급이었습니다.
기존의 한국 기업 문화는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강한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체계, 시스템을 잘 구축한 기업들도 있지만, 부족한 곳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과를 위해 체계보다는 어떻게든 사람을 쥐어 짜내는 곳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작은 기업들은 창업과 좋은 직원을 뽑거나 양성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시스템 없이도 일 잘 하는 직원들은 잘 합니다. 어느 탁월한 스타트업 브레인들께서는 체계가 갖춰진 기업이라는 것은 환상이라고 합니다. 성장하는 기업일 수록 체계가 잘 갖춰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히딩크와 벤투 이전의 한국 축구가 체계가 부족해서, 죽도록 많이 뛰는 축구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젠 투박한 한국 축구로는 한계입니다.
<죽도록 많이 뛰어 혹사를 당해도, 결과가 좋지 못합니다.> 한국팀 역대 최상의 멤버를 지닌 2024 아시안컵 내용과 결과, 그리고 그 거대한 후폭풍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과정없는 기업 문화는, 직원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혹사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청년들은 고강도 노동을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중소기업 입사를 포기하거나, 입사 후 오래 못 버티거나, 번아웃 결과 롱런 못하고 퇴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저출생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창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저라고 그런 체계있는 기업을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듭니다. 거대한 리스크를 지고 창업과 안정 궤도에 올리는 것만으로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일 것 같습니다. 기업인분들의 그 거대한 용기는 존경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국 사회가 리더와 팔로워 모두 체계적인 업무 능력을 갖추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 댓글은 작은 동기부여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긴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수다루님의 글은 제게 많은 영감을 주기에 댓글을 자주 올리게 됩니다.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