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이 방송에 나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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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7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최근 굵직한 음주운전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쿨존을 지나다 난데없이 돌진한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은 배승아양, 떡볶이 배달을 가다 역주행을 한 차량과 정면으로 부딪힌 40대 남성 모두 음주운전자의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최근 발생한 사고만 다룬 것이다. 사실 과실로 취급되는 사고라고 명명하기도 뭐 한 것이 사람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음주운전을 감행한 것이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가 있는 명백한 살인사건으로 봐야 한다. 이처럼 음주 살인마들로 인해 부모, 형제자매, 자녀, 지인 등등 소중한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수도 없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국민 여론이 음주운전에 대해 대단히 엄격해졌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MBC 인기 음악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음주운전 3범 가수 호란씨가 출연한 것이다.
▲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수 호란씨의 모습. <사진=SBS 캡처>
사실 10개월만에 재개하는 불편한 하루 시리즈에서 굳이 호란씨를 굳이 써야 하는가 좀 망설였다. 너무 ‘뻔한’ 주제 같았다. 내가 비판을 하지 않아도 언론과 대중들이 연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미디어는 음주운전 문제에 대해 그 어떤 매체보다 피해자의 편에 서서 열심히 보도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일단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이 시기에 왜 가수 호란을 출연시켰을까? 녹화를 했더라도 편집할 수 있었을텐데? 호란씨가 오랜만에 MBC에 출연한 그날 <뉴스데스크>의 헤드라인은 승아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비중있게 다뤘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호란씨는 2004년, 2007년, 2016년 총 세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음주운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본 결과 한 차례 적발될 때까지 대략 스무 번의 음주운전이 자행됐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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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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