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의 논리가 득세하는 나라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5/30
출처-픽사베이
사회적 문제가 터지거나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각 정당의 대변인이나 유력 정치인들이 서로 다른 말을 쏟아낸다. 같은 문제에 대해 해석이 다른 것은, 의도의 핵심을 짚지 못해서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것이거나, 의도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본질을 흐리려고 딴소리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 

정치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언론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공적 영역에서도 같은 모습이 발견된다. 공적 영역만이 아니라, 개인들 간의 사적관계에서도 일상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인간 사회에 늘 존재했던 모습이다. 

문제는 미디어가 발전하고 의사 전달에 SNS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가짜 논리가 영향을 미치는 시간적 공간적 영역이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확대되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그 폐해가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논리를 펼치는 이들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속기 쉽다. 거짓이 논리적으로 훨씬 더 화려하다. 진실은 변하지 않는 것이어서 이런저런 논리로 각색하기 어렵지만, 이득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지켜야 할 진실이 없기 때문에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논리든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줄리언 바지니의 『가짜 논리』라는 책에는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방법이 나왔다는 것은 상황에 대한 대처이기 때문에, 역으로 생각하면 대중을 속이는 방법이 그에 못지않게 많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거짓을 간파하는 77가지 방법보다 거짓을 만들어내는 방법의 수가 훨씬 많다.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운 법이 계속해서 제정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방...
천세진
천세진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119
팔로워 348
팔로잉 378